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가 최근 인천 백령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인 '새와 생명의 터'(버드코리아·Birds Korea) 나일 무어스(Nial Moores) 대표는 이 새의 이름을 '담황턱솔새'로 제안하며 백령도의 생물 다양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조류 서식지 보전 단체인 '새와 생명의 터'에 따르면 영국인 나일 무어스 박사는 지난달 31일 인천 백령도 진촌리의 한 논 주변에서 영어 이름이 'Buff-throated Warbler'인 새를 발견했다. 이 새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북한 등 한반도에서 발견된 사례가 없던 종이다. 한국식 이름도 지어지지 않았다.
이 종은 주로 중국의 중앙부나 남동부 지역에서 번식하며 태국 북쪽 지역이나 미얀마, 라오스 등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갈 때는 통상 1천500~2천㎞를 이동한다고 한다.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전 세계 개체군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발표된 자료가 없다는 게 '새와 생명의 터'의 설명이다.
생김새는 턱과 앞가슴 부분이 담황색인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나일 무어스 박사는 이 새의 한국식 이름을 '담황턱솔새'로 제안했다. 국내 학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최초 발견자가 그 새에 대한 한국식 이름을 제안한다.
이번에 백령도에서 발견된 새는 몸길이가 약 11㎝ 정도로 올해 초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나일 무어스 박사는 이 새가 월동지로 이동하는 게 처음인 까닭에 비행 방향을 잘못 잡아 백령도로 왔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로 종 서식 환경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새와 생명의 터 관계자는 "백령도는 국내에서 관찰되는 560종 조류 중 360종 이상이 확인되는 곳"이라며 "대한민국과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이동성 조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백령도의 생태계는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