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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의 이모 집에 맡겨졌던 10살 아이가 욕조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한 아파트 현관에 경찰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2021.2.8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구급대, 병원 이송중 멍자국 등 발견
경찰에 의심신고… 기관과 조사착수
이모·이모부 체포… 폭행 일부 시인
용인동부서장 지휘로 전담팀 수사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에서 10살 여자아이가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하고 아이를 데리고 있던 이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8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10)양의 이모 B씨와 이모부 C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B씨는 A양 친모의 언니다.

앞서 이날 낮 12시35분께 A양이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B씨의 주거지 화장실 욕조에 빠져 의식이 없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B씨의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는 화장실 바닥에 뉘어져 있는 A양을 발견했다.

A양은 의식과 호흡, 맥박이 모두 없었다. 구급대원들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용인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겼지만, A양은 이날 오후 1시27분께 끝내 숨졌다.

구급대는 이송 도중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협조 요청을 구했다. 병원 의료진도 A양의 온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용인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병원을 찾아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양이 숨지자 거주지에서 이모 B씨를, 함께 병원에 온 이모부 C씨를 각각 긴급체포했다.

B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사실을 일부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친부모, 친오빠와 함께 사건 발생지 인근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모는 직장과 이사 문제로 지난해 11월께 A양을 둘째언니 집에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의 친부모도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경황이 없는 와중에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통해 A양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강력 대응을 예고했던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수사는 용인동부서장 지휘로 진행되고 있으며, 용인동부서 여성청소년수사팀 16명(4개팀) 전원이 수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 중인 여성청소년 강력팀 4명도 수사에 합류했다.

/박승용·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