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영업 사상 최대 불황속…
화장품 브랜드 '크리니크' 촬영 시작
방송 7분 만에 인기상품 품절사태
AK플라자, 자체플랫폼 구축 목표
"본방 송출할게요~". 지난 24일 오후 8시쯤 AK플라자 수원점 안에 울려 퍼진 이 말 한마디는 단 30분 만에 2천명의 온라인 고객을 끌어모았다.
영업시간이 끝나 이미 셔터를 내린 백화점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방송시작 약 1시간 전인 오후 7시 AK플라자 수원점 1층. 고객들의 막바지 쇼핑이 한창인 상황에 화장품 브랜드 '크리니크' 매장 앞은 삼각대와 휴대폰, 조명 등의 설치로 분주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업이 사상 최대의 불황을 맞으며 온라인 유통의 새로운 활로로 주목받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이하 라방) 촬영 준비가 시작된 것이다.
크리니크 본사 직원 4명과 AK 측 방송 진행요원 3명, 쇼호스트 1명이 둘러앉아 방송 콘셉트를 논의했다. 스태프들은 패션뷰티 상거래 플랫폼 '스타일쉐어' 모바일 생방송에 10대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노려 '개강 여신'이란 콘셉트와 함께 방송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방송할 제품은 크리니크의 스테디셀러 '치크팝'(볼터치 색조 화장품)이었다. 1+1(제품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이라는 점을 강조해 구매력이 약한 10대도 제품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하고 방송 중 퀴즈를 내서 참여도를 높이는 등으로 의견이 모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방송 색감인 만큼 스태프들은 조명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다. 호스트 양쪽으로 조명 2개를 설치해 시연자 얼굴의 그림자를 최소화하고 여러 색조 화장품 시연에 대비해 리무버와 화장솜을 다량 준비했다.
이후 오후 7시57분쯤 담당 PD의 "본방 송출할게요"란 말과 함께 생방송이 시작됐다. 10년 넘게 상품 교육을 담당해온 베테랑 임선영(43) 크리니크 과장이 말문을 떼자 주문량이 빠르게 올라갔다.
이날 방송 7분 만에 치크팝 인기 색상인 '소르베팝'이 동났다. 시청자 수는 8분께 1천명을, 30분께 2천명을 돌파했다.
PC 내부 전산망으로 재고를 업데이트하는 직원들의 손이 바빠졌다.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자 크리니크 측은 A4용지에 재고표를 수차례 다시 인쇄해 필요 물량을 확인하고 본사에 요청했다.
크리니크 관계자는 "요즘 라방 반응이 워낙 좋아 본사에서 가격을 네이버 최저가로 맞춰주고 치크팝 물량도 전국에서 공수해줬다"고 말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지난해 방송 1천200회를 진행하는 등 라방에 주력해 왔다"며 "앞으로는 자체 라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