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힘차게 상륙시작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정지택 KBO 총재에게 구단기를 전달받은 뒤 흔들고 있다. 2021.3.30 /연합뉴스

인천에 새로운 야구 문화를 상륙시키겠다던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가 인천에 '연착륙'하지 못하고 있다. 공식 창단식을 연고지인 인천이 아닌 서울에서 개최한 것에 대해 지역사회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2일 SSG 랜더스의 '서울 창단식'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구단 차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성준 문화복지위원장 등 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은 성명을 통해 "인천에 뿌리를 내리겠다며 지역성을 강조했던 SSG가 서울에서 창단식을 개최한 건 인천 시민의 야구에 대한 애정을 전혀 존중하지 않은 처사"라면서 "현대와 SK로부터 배신을 당했다는 서운함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첫걸음을 시작하는 구단 창단식을 타 지역에서 개최한 건 당혹감을 넘어 큰 절망감을 느끼게 했다"고 했다. 이들은 창단식 개최 과정에서 인천시와의 협의가 없었던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SSG의 '서울 창단식'에 대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창단식에서 조택상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과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이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낸 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사)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YMCA, 인천경실련 등 인천 주요 시민단체가 "호남이나 영남의 도시를 연고로 했다면 다른 곳에서의 창단식은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신세계그룹은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부터 인천의 '지역성'을 강조했다. 인수를 발표할 때는 'SK와이번스가 쌓아온 인천 야구의 헤리티지를 이어간다'고 밝혔고, SSG 랜더스라는 팀명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인천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인천을 대표할 수 있을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지역성을 강조해 온 SSG 랜더스가 인천이 아닌 서울에서 창단식을 개최하면서 지역사회에서의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일 새벽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 "창단식을 인천에서 못한 것은 죄송하다"며 "잠실에서 시범경기를 끝낸 선수들 컨디션 고려와 전국적 야구단 홍보의 목적으로 서울에서 창단식을 진행하는 게 효율적이었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 랜더스 관계자는 "연고지를 소홀히 한 것은 절대 아니며, 코로나19 상황으로 팬들과 함께 행사를 진행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예전부터 인천에서 인천 팬들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했으며, 조만간 행사를 열 것이다. 앞으로 지역을 위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