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얼거렸다고 폭행 '뇌출혈 수술'
지속적 학대 정황… 경찰 수사중

두 살배기 아이를 입양한 뒤 학대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양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양아버지는 칭얼거려서 아이를 때렸다고 진술했는데, 아이 몸에서 과거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멍도 보여 지속적인 학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전 0시9분께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 부부가 입양한 B(2)양은 지난 8일 오후 6시께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 불명의 상태로 실려왔다.
상태를 확인한 병원은 오후 6시52분께 B양이 뇌출혈과 함께 신체 일부에 타박상이 의심되는 흔적이 있다며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또 병원은 B양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인천의 한 대형병원으로 이송했다.
오후 7시40분께 인천의 병원으로 옮겨진 B양은 즉시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B양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칭얼거려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병원에 데려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진료 중 과거에 생긴 멍도 발견돼 지속적인 학대 정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뇌 손상이 커 중환자실에서 당분간 치료를 해야 한다"며 "예전에 생긴 멍도 있고 최근에 생긴 멍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이전에도 B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A씨 부부는 지난해 8월 입양기관을 통해 B양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