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기 신도시인 하남시 교산지구를 관리·운영해야 하는 하남도시공사가 사장 자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땅 투기 의혹이 잇따라 확산하면서 정치권까지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공사 사장 자리에 비전문가 출신이 또다시 내정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김상호 하남시장은 지난 3일 공석인 하남도시공사 사장에 이학수 전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사장을 내정했다.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3인의 후보자 중 이 내정자를 선임한 김 시장은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 경험과 탄소 중립 실현 등 지속 가능한 도시건설에 이 내정자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역에선 내정된 사장이 도시계획·개발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김 시장이 학연을 앞세운 코드인사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시공사 사장 자리는 제3기 신도시인 교산지구의 현안사항 등 중요한 자리여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전에도 도시공사 사장이 비전문가로 잇따라 내정되면서 내홍을 겪었다.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등을 거친 9대 김경수 전 사장을 비롯해 지난 3월 다주택 보유 논란으로 공사 사장에 내정됐다가 자진해서 사퇴한 최수만 전 대전테크노파크 원장까지 모두 비전문가 출신이었다. 또 K-water에서 인사팀장, 인재개발팀장, 감사실장 등 주로 인사·행정 파트에서 근무했던 이 내정자도 도시계획·개발분야의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는 게 지역 내 판단이다.
김 시장(연세대 정치외교학과)을 비롯, 최 전 원장(연세대 인문대학 졸), 이 내정자(연세대 행정학과) 모두 연세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성과 능력이 아닌 학연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의회가 인사청문회 개최를 거부했지만, 시는 오는 17일 이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강행키로 하면서 집행부-의회 간 갈등도 불가피해졌다. 다음 달 1일 이 내정자를 임명하는데 발생할 인사 논란에 대한 면피용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남도시공사는 지난 2019년 10월 교산 신도시 지구 및 공동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 등 조직체계도 1본부 2실 1단 12팀에 91명의 정원을 보유하는 등 점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역 내 반발에도 비전문가 출신을 또다시 내정한 김 시장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3기 교산지구의 기틀을 잡고 개발 민원을 해결해야 할 도시공사의 수장 임명을 두고 갈등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
[사설] 하남도시공사 사장 인사, 왜 시끄럽나
입력 2021-06-0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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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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