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연일 치솟는 물가 탓에 서민들의 장보기 부담이 점차 커짐은 물론 외식물가도 들썩이면서 음식점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매출부진에 식재료 가격 급등까지 겹쳐 걱정이 커지는 것이다. 소비자물가가 9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생활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5월에는 1년 전과 비교해 2.6%나 올라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도 계속 상승해 지난달에는 3.3%나 치솟았다. 201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물가상승은 코로나19 기저효과와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 국제유가 상승이 견인했다. 농·축·수산물은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석유류는 올해에만 23%나 급등해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2.1%나 상승해서 2019년 4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개인서비스 가격도 오름폭이 커졌다. 전셋값은 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6월 물가상승률 또한 2%대로 추정되나 정부는 하반기에 농·축·수산물 공급과 국제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계청은 아직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 밝혔지만 물가를 자극할 유력한 변수들이 클로즈업되어 낙관은 금물이다. 국내경기가 점차 회복 중인 데다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소비 수요 상승 압력은 설상가상인 것이다. 시중의 과잉유동성도 눈길을 끄는데 정부는 또다시 수십조원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살포를 예고했다.

주요국들의 빠른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발 인플레 공포도 고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와 원자재, 곡물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와 1970년대 이후 처음"이라 보도했다. 지난 8일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반세기 만에 가장 높은 5.6%로 상향 조정했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버블 경고에다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면 금리 인상은 불문가지여서 취약계층의 경제적 타격 및 기업 발 금융 부실도 불가피하다. 금리가 연 1%p 오르면 가계대출 부담은 11조8천억원 증가한다. 작년 말 기준 전체 대출자 3명 중 1명이 대출 원리금 상환이 힘든 '고위험군'이다. 물가 자극요인 최소화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