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해외여행 빗장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코로나19 예방 접종률과 연계해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관리에 대한 상호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협약이다. 일반 여행 목적의 국제 이동을 재개하는 것으로, 항공·관광시장 회복의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 방역 신뢰 국가·지역과 트래블 버블을 협의하고 있다.

항공·관광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하루 평균 여객 수는 약 6천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의 3~4% 수준이다. 해외 이동 제한으로 국민들의 불편이 가중됐으며, 직원 수를 줄이거나 문을 닫는 여행사가 많아졌다. 여행사 사장님이 돈벌이를 위해 대리운전사로 뛰거나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한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객실승무원 등 항공사 직원들은 무급·유급휴직으로 고통을 분담해야 했다. 항공업계와 정부는 '무착륙 관광비행'이라는 상품을 만들고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생존 전략을 찾아야 했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정부의 트래블 버블 추진은 해외여행을 기다려온 국민과 항공·관광산업 종사자에게 단비와 같다.

정부는 우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단체여행만 허용하기로 했다. 운항 편수와 입국자 수도 트래블 버블 상대국과의 합의를 통해 일정 규모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안심 방한관광상품'으로 승인받은 상품에만 모객 및 운영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낸다고 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것이다. 자칫 방심했다가 해외여행에 다시 빗장이 걸릴 수 있다.

정부는 트래블 버블이 항공·관광산업 재기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국민들은 정부의 방역 관리에 협조해야 한다. 또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업계는 입출국 대기 시간을 줄이는 등 해외여행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철저한 방역 관리가 이뤄진다면, 해외여행 대상과 트래블 버블 상대국은 확대될 것이다. 이는 정부의 철저한 방역 관리와 국민이 얼마나 협조하는지에 달려 있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