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이자 여행가인 최갑수 작가의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는 여행을 하고, 여행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풍경과 생각의 단편을 선사한다.
책은 2012년 출간돼 꾸준한 사랑을 받은 저자의 사진에세이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를 새롭게 편집해 선보였다.
저자가 14년간 발길을 옮겨 다닌 120여 개의 도시, 그 속에서 마주친 사람과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막 한가운데의 그림자, 길거리에서 과일을 파는 여인들, 불빛으로 가득한 도시의 밤, 힘차게 쏟아지는 광활한 폭포 등 작가가 찾아 헤맨 아름답고도 그리운 찰나의 순간들이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글과 사진 속에서도 낯선 곳의 모습이 주는 위로의 힘이 느껴진다. "여행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떻게 그리워하는 것들을 만들 수 있었을까."
저자는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랑을 찾기 위해 길 위를 걸었다. 책은 우리가 모두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하면서도, 이러한 외로움을 잊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저자의 진심을 발견하게 한다.
특히 책 속의 글과 사진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저자의 통찰과 그에 대한 흔적이 묻어난다. 저자는 타지에서 불현듯 찾아오는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는 존재에 집중하고 또 탐색한다. 이러한 여행의 의미를 통해 우리는 어느새 소극적으로 변해버린 자신과 불투명해진 미래에 대한 회복과 치유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