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시장은 구조적으로 화재의 취약성을 갖고 있다. 진입도로가 협소해 소방차량의 신속한 접근이 어렵고, 가연물이 많으며 밀집점포가 들어선 건물 또한 대부분 노후화해있다. 특히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아케이드(지붕)는 화재 시 연기 배출을 방해하고 불쏘시개 역할을 하므로 화재가 발생하면 급속한 연소 확대로 이어져 많은 피해가 발생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전통시장 내 화재는 총 268건이며, 인천에서도 25건의 화재로 16억4천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16건(64%), 부주의 5건(20%), 기타 4건(16%) 순이다.
최근에도 명절을 앞둔 9월 4일 새벽 시간에 경북 영덕군의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78개 점포가 소실되어 40억원의 재산 피해와 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인천지역에서도 2017년 3월 18일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좌판 243개와 점포 24개소가 소실돼, 많은 상인이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과 초기 대응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돼 몇 가지 당부드리려 한다. 시장 화재 발생원인 1위인 전기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문어발식 전기 사용을 하지 않고, 불필요한 기구들은 전원을 끄거나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
가스시설의 경우에는 설치된 가스누설감지기나 가스누설차단기의 정상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특히 LPG를 사용하는 점포에서는 가스저장 용기와 연결된 부위들에서 가스가 새는지 잘 살펴야 한다.
대부분 전통시장에는 비상소화 장치함과 호스 릴 소화전, 보이는 소화기 등을 설치해 불이 났을 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상인들이나 시민들이 사용법을 익혀 화재 시 초기에 대응할 수 있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소방차 출동로 확보를 위해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전통시장엔 삶의 애환이 묻어 있고, 시장통의 활기차고 왁자지껄한 모습들은 명절의 감흥을 더욱 느낄 수 있게 해 준 바로미터였다. 우리 모두 작은 관심과 실천을 통해 다가오는 추석에도 화재 없는 안전하고 즐거운 명절이 됐으면 한다.
/이일 인천소방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