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의 개인택시 기사 박원섭(57) 씨가 울먹였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그는 "카카오T블루 출시 이후 실제 부담이 얼마나 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기사가 카카오로부터 콜 404건을 받았을 때 비가맹택시 기사인 자신은 7분의1 수준인 64건 밖에 받지 못해 월 매출이 2배 이상 차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만 참여하는 상생협의회를 통해) 블루의 수수료를 낮춰달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블루는 전국의 택시 25만대 중 10%도 안 되는데, 나머지 90%는 택시기사도 아니냐"며 "(블루) 가맹과 비가맹택시를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배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호소했다.
카카오 측의 블루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소병훈(광주갑) 민주당 의원의 '송곳 질문'도 눈길을 끌었다. 소 의원은 허위 진술시 징역 10년 이하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에게 "정말 (블루)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준 적이 없느냐"고 두 차례에 걸쳐 물었다.

류 대표는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질문한 김은혜(성남분당갑)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는데, '생각'의 뜻이 무엇이냐"며 "3차례에 걸쳐 국감에 출석했지만 진심이 안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고 류 대표를 몰아세웠다.
이날 국감에서는 전날인 7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수수료 유지' 약속에 이어 '프로멤버십' 가격 인하 방안이 거론돼 눈길을 끌었다. 프로멤버십은 블루 가맹택시에 비해 수익이 저조한 비가맹 택시들이 우선배차를 받기 위해 가입하는 유료 서비스다. 당초 가격은 월 9만9천원이었지만 지난달 카카오가 발표한 상생안에선 3만9천원으로 조정됐다.
김 의원이 "국감을 앞두고 스마트호출을 없앴는데, 프로멤버십은 왜 안 없앴느냐"고 묻자 류 대표는 "아직 업계와 충분히 논의가 안 됐기 때문"이라며 "없애는 방안을 포함해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의장 역시 "시장 지배력이 오르더라도 지금처럼 (카카오T택시 등의) 수수료를 유지할 것이냐"는 이성만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방향을 그렇게 정했다. 약속드린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증인 신문이 막바지에 이르자 류 대표는 택시업계 독과점 방지 및 동반 성장과 관련한 이행계획을 한 달 이내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한 달 이내에 계획을 제출하지 않으면 카카오는 국토위 양당 간사의 협의에 따라 별도의 '플랫폼 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류 대표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부산 개인택시 기사 김호원 씨의 요청으로 지난 2018년에서 2019년까지 '카풀 반대 시위' 도중 숨진 택시기사 3명에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8년 출퇴근 시간에 승차를 공유하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뒤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을 받고 전면 중단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