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1월 용인의 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이모(29)씨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이듬해 4월에 신청한 후 2년 가까이 꾸준히 납입했다. 하지만 최근 이씨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만기를 4개월 앞두고 갑자기 철회 통보를 받았다. 취업 당시 대학교 휴학 상태였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돈을 전세자금으로 쓰려 했던 이씨의 꿈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이씨는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준비 중이다.
청년의 중소기업 취업을 장려하기 위한 청년내일채움공제가 오히려 한정된 가입 요건으로 문을 좁혀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학 졸업 전 취업하는 경우 마지막 학기에 입사한 게 아니면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는 요건"이라는 반응이다.
졸업·예정자 한정 가입가능 기준에
만기 4개월 남기고 철회통보 받기도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근로자가 매달 12만5천원씩 24개월간 모두 30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와 해당 중소기업이 합쳐 최대 900만원을 지원해 만기시 근로자가 1천200만원의 목돈을 받게 하는 사업이다.
청년의 중소기업 취업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로,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해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12개월 이하인 만 15~34세 청년이 대상이다. 취업일 현재 고등학교·대학교를 졸업하거나 마지막 학기인 대학 졸업예정자인 경우에만 가입이 가능하다.
이씨처럼 대학교 4학년 2학기가 되기 전에 취업한 청년은 청년내일채움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대해 대학교에 재학 중인 취업준비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 아주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양모(23)씨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청년내일채움공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4학년 2학기 학생들 말고는 취업하지 말라는 것인가. 오히려 청년 취업에 발목을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 윤모(23)씨도 "청년내일채움공제 목적은 사회초년생들의 중소기업 장기 재직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마지막 학기로 가입 제한을 뒀는지 모르겠다"고 거들었다.
대학생 "이해할 수 없는 요건" 반응
고용부 "학업 중 무리한 취직 방지"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청년내일채움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대학교 재학생들이 무리하게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교육 과정 이수를 앞둔 졸업 예정자를 포함, 고등학교·대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취업준비생들에 방점을 둔 정책이라는 점도 부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재학생까지 대상으로 하면 학업을 마치기도 전에 혜택을 받기 위한 용도로 무리하게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퇴사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학업을 마친 취업준비생들의 중소기업 입사를 장려하는 게 정책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