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애도의 물결이 인천·경기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31일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인천시청 본관 대회의실에는 추모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청 청사 내에 분향소가 설치되면서 추모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소식을 접하고 찾아온 일부 추모객들이 침묵 속에 고인들을 기렸다.
이날 오후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김범진(33)씨는 "뉴스를 처음 봤을 때, 내 동생이나 친척들도 희생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슴이 너무 아파 조그마한 마음이라도 보태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고 했다.
인천 부평구에서 분향소를 찾았다는 안뜨락(32·여)씨는 "사고를 접한 순간 너무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들었다"며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직접 인터넷에서 검색해 분향소에 왔다"고 했다.
경기도 곳곳에도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고 있다. 경기도는 신청사와 북부청사 2곳에 합동분향소를 만들었으며, 수원시는 시청사 본관 앞 주차장에 분향소를 차려 5일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화성시와 평택시도 동부출장소와 평택역 광장에 각각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사망자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대학가에서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로 인천대 유학생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천대 김학영(26·운동건강학부)씨는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을 대비해 경찰 쪽에서 미리 통제했으면 이런 참사가 생기지 않았을 것 같다"며 "또래 친구들이 대규모로 사고를 당해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경제계서도 '아픔 공감' 추모 성명
국세청, 유가족 등 세금 납부 연장

인천·경기 지역 대학들은 희생자 추모를 위해 예정된 행사 일정을 줄줄이 연기·취소했다. 가천대는 이날 예정됐던 토크 콘서트를 취소했고, 단국대 총학생회는 1일 예정됐던 전체 학생총회를 연기했다. 인하대는 2일 예정된 '동아리의 날' 행사를 일주일 미뤄 치르기로 했다.
인천 영종도에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립사업을 진행하는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2일 상량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중소기업계·소상공인업계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애도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의 명복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부상당한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며 "우리 중소기업계도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고 우리나라가 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고, 중소기업 산업현장에서도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벤처기업협회도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벤처업계도 국가 애도기간에 적극 동참하며 기업차원에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겠다"고 했다.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서 참담하다. 젊은 분들이 희생을 당해 많이 안타깝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 연합회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중소벤처기업연합회 역시 애도를 표하며, "새로운 꿈을 펼칠 미래 청년들의 희생이 많아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와 유가족, 부상자 가족 등에게 종합소득세 중간예납과 부가가치세 등 세금 신고·납부 기한을 최대 9개월까지 연장하고, 압류된 부동산 매각을 보류하는 등 강제 징수 집행도 최대 1년까지 유예하는 세정 지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정운·배재흥·서승택·유진주·이수진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