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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식료품 유통보급망을 구축해 운용 중인 이종영 코리아유통 대표. 2023.2.8 의왕/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라면 한 박스, 식용유 한 통처럼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온기를 나누다 보면 좀 더 따뜻한 사회가 되겠죠."

지난 6년 동안 의왕지역 내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종영(65) 코리아유통 대표는 한때 생활고에 신용불량자로 추락했다가 전 국민이 힘들었던 외환위기(IMF) 때 '식용유'로 기회를 잡고 우뚝 선 기업인이다.

이 대표는 지난 1994년도에 수도권으로 올라와 파산 위기까지 몰렸으나 우연한 기회로 오뚜기 대리점을 낸 뒤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IMF 위기에 친형은 "현금을 확보하고 외상으로 물건을 주지 말라"고 조언했고 이어 평소 알고 지내던 오뚜기그룹의 이사도 "유통기한이 긴 식용유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해 식용유 등 제품을 비축했다.

지난 1997년 초 IMF로 모두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식용유 등 제품을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던 그는 이를 바탕으로 유통 사업을 점차 확장하게 된 기회가 됐다.

IMF 위기에 식용유 납품 확장 기회
생활고 겪는 이들 6년째 라면 전달
"이웃에 도움 된다면 내겐 큰 기쁨"


현재 국내 최대 햄버거 프랜차이즈 등에 오뚜기 소스 등 제품 보급을 총괄하고 있는 이 대표는 "식용유를 사용해 각종 소스를 만들던 시절, 오뚜기와 쌓은 신용으로 미리 원료를 많이 확보했고 원료가 많으니 제품도 많이 팔 수 있었다"며 "쌓여있던 빚도 점차 갚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빚을 갚고 밥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다고 느꼈을 때 배고프고 힘들었던 시절이 떠올라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온기라도 나누자고 다짐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이 대표가 의왕지역의 생활고를 겪는 이들에게 라면과 식용유 등을 전달하기 시작하게 됐는데 벌써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과천에서 의왕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던 무렵부터 식료품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설과 추석을 앞두고 의왕시청에 라면과 식용유를 기부하고 있다"는 그는 "식료품을 받은 이웃들은 감사하다고 생각할 것이고 하나님을 믿는 나에게도 나름대로 영광이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대표는 의왕뿐 아니라, 고향인 남원 운봉읍 장교리 등에도 소외계층을 위한 도움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아버지가 '진실·친화·자립'을 가훈으로 내세운 만큼 어려운 이들이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내가 선물한 라면 한 봉지가 도움된다면 얼마나 좋을지 항시 생각한다"며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기회가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게 여기고 더 많이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왕/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