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51 → 작년 208명 상승세
반수생 증가에 지역격차 커질듯

수도권 출신으로 비수도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학년에 재학 중인 A(20대)씨는 최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올해 지원했던 수도권 로스쿨에 이달 초 합격 통지서를 받으면서다. A씨는 로스쿨 입학 준비생이던 지난해에 이어 재학생 신분인 올해도 연이어 법학적성시험(LEET)을 치렀다.
그는 "당초 반수를 목적으로 입학했던 건 아니고 분명 지역에서도 만족하면서 지냈다"면서도 "첫 입시 결과에 아쉬움이 남아 있었고, 더 좋은 여건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처럼) 조용히 수업을 안 나오는 동기들이 몇몇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내년도 전국 로스쿨 합격자가 차례로 발표되면서 일부 로스쿨 재학생들의 '반수' 이탈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로스쿨 반수는 특정 로스쿨에 재학 중인 상태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자격시험인 법학적성시험을 응시하고 입학 전형을 거쳐 이듬해 타 학교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것을 뜻한다.
고학력 학벌이나 의대 선호 현상으로 인해 일부 대학에서 반수 이탈자가 발생하듯, 법조계에서도 소위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한 수도권 소재 로스쿨을 선호하는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학업 여건은 물론 성과에서도 '인서울' 로스쿨의 강세가 이어지면서다.
실제 지난해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보면 서울 소재 로스쿨이 상위 10위권을 모두 차지했다. 그러면서 로스쿨 학생들이 재학 중 자퇴하는 규모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로, 특히 지역 로스쿨에서의 이탈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공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로스쿨 중도탈락 학생 수 현황은 지난 2020년 151명에서 2021년 179명, 2022년 208명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3년 도합 538명을 기록했다. 대학별로는 부산대(45명), 경북대·전남대(각 40명)등 순으로 많았다. 경기권 유일 로스쿨인 아주대도 26명으로 적지 않은 수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서울대(5명)·고려대(9명)·서강대(13명)·연세대(19명) 등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당초 균형적인 기회 제공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설치된 취지와 달리 로스쿨에서도 수도권 강세 현상이 이어져 지역 격차도 벌어질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전반적인 중도탈락 비율이 늘수록 수도권 대학들도 결원을 충원하려는 정원이 생겨 반수생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도탈락 학생이 발생한 로스쿨은 입학정원 10% 내로 신입생을 추가 모집할 수 있다.
아주대 관계자는 "재학 중 중도이탈 인원을 모두 반수 인원으로 보진 않고 개인사정 등인 경우도 포함된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까지 본교 입장에서 심각성이 큰 문제로 인식하진 않지만 로스쿨 설치 대학 전반의 문제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