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고 떠나, 공포만 남은 급식실·(2)] 채워지지 않는 정원, 높아지는 산재 위험


작년 11월 기준 도내 3% 부족 상태
학교는 임시직 형태 대체인력 땜질
기존 조리실무사 업무 강도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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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학교 급식조리실이 만성적인 정원 미달상태에 처했다. 높은 노동강도가 원인으로 꼽힌다. 도내 한 학교 급식조리실. /경인일보DB
 

경기도 내 학교 급식조리실이 만성적인 정원 미달상태에 처했다. 높은 노동강도가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급식조리실이 지속할 수 있는 일터가 되기 위해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9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도내 조리실무사 정원은 1만1천780명이다. 그러나 실제 채용된 인원은 1만1천413명에 그친다. 367명 가량이 미달상태로 전체 정원의 약 3%를 차지한다. 교육공무직인 조리실무사는 교육지원청별로 채용하는데, 지원청별 정원이 1천명이면 30명 정도가 미달 상태에 놓인 셈이다.

조리실무사의 정원이 채워지지 않는 건 이미 만성적인 문제다. 일선 교육지원청들은 지난해 9~15차례씩 추가 신규채용 공고를 내고도 여전히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한 지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새로 모집하더라도 금방 결원이 생겨, 신규채용 때마다 필요한 인원의 1.5배만큼 모집하지만, 이마저도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정원을 채우는 건 일선 학교의 몫이다. 학교는 부족한 정원만큼 임시직 형태인 '대체인력'을 뽑는다. 대체인력까지 모집하면 실제 정원을 맞추기도 하지만, 현장에선 사람만 채운다고 능사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해진 정원과 맞춰야 하는 배식시간은 그대로인 탓에 대체 인력의 비율이 높을수록 기존 조리실무사의 업무 강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의왕시에 있는 한 학교는 조리실무사 정원 18명 중 3명이 수개월 간 대체 인력으로 채워졌다. 해당 학교에서 만난 영양사 A씨는 "3명이 1~2일 만에 관두는 사태가 계속 벌어지다 보니, 남은 분들이 굉장히 힘들었다"며 "대체 인력이 많다고 해도 점심급식을 새벽부터 준비할 수도 없으니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구조"라고 전했다.

이처럼 급식실이 기피 공간이 된 이유로는 높은 노동강도와 위험한 일터가 꼽힌다. 도교육청이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3년 6월까지 학교급식 노동자 산업재해 발생건수는 1천121건에 달한다.

조리실무사 B씨는 "빠르게 일하기 위해서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합이 맞는 게 중요해 주변 지인들에게 권하곤 했지만, 지금은 일이 너무 힘들고 다치는 경우도 많아 오히려 하지 말라고 한다"고 했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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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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