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뒤 연천군에 12만㎡ 테마파크
포천시도 '반려 친화관광' 타이틀
'펫코노미' 관련 시장 급성장 시사
규제 둘러싸인 경기북부 절호 기회

수도권이지만 접경지라는 제약에 묶여 이렇다 할 산업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기북부지역 중소도시들도 최근 들어 관광산업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이곳 중소도시들은 산업기반은 빈약하지만 천혜의 환경을 선물받아 관광자원은 풍족한 편이다. 그동안 묵혀두고 있던 관광자원을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붐이 수년 전부터 이 척박한 지역에 불고 있다. 관광산업은 여러 면에서 그 파급효과가 '굴뚝산업'을 능가하고 무엇보다 환경을 거의 해하지 않아 규제의 속박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관광산업의 시각에서는 오히려 규제가 득이 될 수 있다. 포천과 연천의 경우만 하더라도 접경지라는 불리한 여건이 자연환경을 지키는 방패막이가 돼 관광산업을 꽃 피울 기회를 얻었다. 접경지가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이들 지역에서 최근 주목받는 관광산업의 트렌드가 반려동물 동반 여행이다. 1천500만 반려인 시대가 불러온 새로운 여행 풍속도라 할 수 있다. 산책이나 쇼핑, 카페를 갈 때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이미 익숙하지만 바야흐로 여행지까지 함께하는 일상이 찾아온 것이다. 이런 여행객이 국내에서도 점점 늘어 경치 좋은 관광지에서 반려견을 동반한 여행객을 보더라도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서울과 가까운 고양시에는 주택가에 반려동물 공원이 얼마 전 개장했다. 놀이터는 물론 어질리티, 동물교감 치유센터 등을 갖추고 있어 그야말로 반려동물의 천국이다. 규모는 1만6천여㎡로 상당히 크다. 그런데 이와는 비교도 안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반려동물 테마파크가 3년 뒤 연천군 임진강 유원지 일대에 들어설 거라는 소식을 접했다. 서울시는 연천군과 손잡고 이곳에 캐러밴·글램핑·오토캠핑을 할 수 있는 캠프장을 비롯해 수영장, 반려견 놀이터·훈련소, 반려동물 미용실 등을 갖출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그 넓이는 12만㎡에 달해 웬만한 반려동물공원 10곳 이상을 지을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관광자원이라면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다는 포천시도 이 대열에 가세했다. 포천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순천시와 함께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라는 타이틀까지 얻어 추진력까지 붙게 됐다. 이 지역에도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대규모 반려동물테마파크를 조성해 반려동물과 함께 세계지질공원을 탐험하는 여행상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을 한 가족으로 여기는 이른바 '펫팸족'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모든 일상을 반려동물과 함께 하려는 라이프스타일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펫코노미'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반려동물 관련 경제의 급성장을 시사해준다. 경기북부와 같이 규제로 둘러싸여 좀처럼 성장활로가 보이지 않는 지방도시에서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앞장서서 반려동물 관광산업을 육성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는 비단 우리 국내만의 추세가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기에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매력 요소로 비칠 수 있다.
저출생에 고향을 떠나는 인구로 소멸까지 걱정하는 소도시가 늘고 있어 안타까움을 넘어 위기감마저 자아낸다. 지방 소도시들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갖 묘책을 궁리하는 이때 반려동물 관광산업의 활성화는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관광산업은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 좋은 산업이다. 적은 투자로 큰 이익을 볼 수 있어 재정이 빈곤한 소도시에서는 안성맞춤일 수 있다. 관광객이 모이면 부수적인 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돼 침체된 지역경제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일자리가 늘어 '떠나는 도시'에서 '찾아 오는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게 금상첨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김효숙 서정대학교 호텔관광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