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내수’ 장기 침체 원인 꼽아

최근 한국 경제의 성장 부진이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해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처럼 1분기(1∼3월) 역성장(-0.2%)한 경우도 많지 않을뿐더러, 뒷걸음의 폭도 그 어느 나라보다 컸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거리 한 폐업한 가게에 폐점 세일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2025.5.11 /연합뉴스
최근 한국 경제의 성장 부진이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해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처럼 1분기(1∼3월) 역성장(-0.2%)한 경우도 많지 않을뿐더러, 뒷걸음의 폭도 그 어느 나라보다 컸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거리 한 폐업한 가게에 폐점 세일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2025.5.11 /연합뉴스

최근 한국 경제의 성장 부진이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했을 때도 심각하게 뒤처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0.246%로, 지금까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9개 나라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한국의 세계 하위권 성장 성적표는 1년째 이어지고 있다.

19개국 중 18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이고, 비(非)OECD 국가로서는 유일하게 중국이 포함됐다.

1분기 성장률 1위는 아일랜드(3.219%)였고, 중국(1.2%)·인도네시아(1.124%)가 뒤를 이었다.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큰 캐나다(0.4%), 이탈리아(0.26%), 독일(0.211%), 프랑스(0.127%) 모두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자국 관세 정책 혼란에 가장 직접적 타격을 입은 미국의 역성장(-0.069%) 정도도 한국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주요국 가운데 공식 1분기 성장률을 공개하지 않은 일본과 영국의 성적도 우리나라보다 나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은 조사 대상인 37개 국가의 성장률이 아직 모두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 성장률도 한국이 최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뚜렷한 한국 경제의 장기 침체 원인으로는 ‘약한 내수’가 주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본격적으로 하반기 미국 관세정책의 충격이 시작되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1%를 넘기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절실한 가운데, 일단 12조원 규모의 추경이 집행되면 올해 성장률이 0.1%포인트(p) 정도 높아진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최근 여·야가 13조8천억원의 추경 규모에 합의했지만, 성장률 제고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