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한 상임위원장이 소속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 글이 게시돼 논란이다. /경기도 익명 게시판 와글와글 갈무리
경기도의회 한 상임위원장이 소속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 글이 게시돼 논란이다. /경기도 익명 게시판 와글와글 갈무리

경기도의회 한 상임위원장이 소속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 글이 게시돼 논란이다.

12일 도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1분께 내부 게시판에 ‘[개선] 성희롱’이란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이 ‘비례대표가 위원장인 상임위원회에서 주무관으로 근무한다’고 밝힌 작성자는 “9일 6시 퇴근시간 정도에 상임위원장이 저녁을 먹자고 얘기하며 저에게 약속이 있냐고 물어봤다”며 “저는 당일에 이태원에서 친구를 보기로 해서 제가 오늘 밤에 이태원을 간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후 위원장이 남자랑 가? 여자랑 가? 물었다”며 “제가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습니다라고 답하자, 위원장이 ‘쓰○○이나 스○○하는거야? 결혼 안 했으니 스○○은 아닐테고’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당시 현장에 상임위 팀장, 주무관 등이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속한 상임위를 밝히지 않았으나, 도의회 13개 상임위 중 비례대표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1곳 뿐이다.

게시글에는 “성희롱 맞습니다”,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이런 자가 도의원이라니. 반드시 사과 받고 사퇴까지 시켜야 한다” 등 수십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같은 피해 호소에 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노조도 즉각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도의회 민주당은 논평에서 “도의회 상임위원장 입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성희롱 발언이 나온 것은 경기도의회의 수치이자 모욕”이라며 “(해당 상임위원장은) 당장 피해 직원에게 석고대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할 것 촉구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도의원이 이런 상식 이하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이자 직장내 괴롭힘”이라며 “도의회는 즉각 진상조사와 함께, 경찰수사 의뢰 등 엄중한 조치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도의원이고, 작성자가 사무처에 신고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직접 조사를 할 수 없다”면서 “피해자와의 상담을 통해 사실 관계 등을 파악하고 있고, 피해자가 계속 고통을 호소할 경우 근무지 분리 조치, 신고 절차 등을 매뉴얼대로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경인일보는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지목된 상임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