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에서 쓰레기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에서 쓰레기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 /경인일보DB

환경부와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가 13일 수도권매립지 대체 매립지 4차 공모를 공고했다. 2021년 1, 2차 공모에 이어 지난해 3차 공모까지 참여 지방자치단체가 전무하자 재공모에 나선 것이다. 응모 조건을 완화했다. 최소 부지 면적을 3차 때의 총 90만㎡에서 50만㎡로 줄였다. 이 면적에 못 미쳐도 매립 용량이 615만㎥ 이상이면 된다. 좁아도 깊게 묻을 수 있다면 된다는 것이다. 응모 범위도 기초단체에서 민간으로 확대했다. 민간 소유 부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체 매립지 공모에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세 차례 공모가 무산된 이유가 너무 확실하기 때문이다. 기초단체 중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체 매립지 조성에 나설 단체장이 전무했다. 현직은 물론이고 차기 단체장을 노리는 정당인들에게 대체 매립지 유치는 정치적 자살행위다. 시장·군수·구청장도 응모할 엄두를 못내는 대체매립지를 민간이 응모하기는 더욱 힘들 것이다. 당장 해당 지역 단체장이 앞장서 반대에 나설 것이고, 대규모 주민 반발로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사용 종료될 예정이었다. 인천시가 시한 내 종료를 고집하자 경기도, 서울시, 환경부가 화들짝 놀라 대체매립지 조성을 조건으로 2025년까지 사용을 연장했다. 단 대체매립지 확보에 실패할 경우 현 매립지의 잔여부지를 추가로 활용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그 후로 10년 동안 대체 매립지를 찾으면서 수도권매립지를 이용해 온 것이다.

대체 매립지 발굴은 사실상 신기루에 가깝다. 2017년 4자 협의체는 대체 매립지 후보지 선정 용역을 발주했고 2019년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이 두려워 봉인한 채, 자발적 유치를 기대하고 공모에 나섰다. 그 결과가 응모 0건이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나라에서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를 선정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대체 매립지 발굴 사업은 사실상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사용하기 위한 구실과 명분에 가깝다. 인천은 물론 수도권 전체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다. 실제로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까지 대체 매립지를 확보한다는 약속은 이미 깨졌고, 수도권매립지 사용은 불가피하게 지속될 것이다. 더 크고 확실한 보상으로 인천시와 인천시민을 설득하는 것이 솔직한 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