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인천교사노조, 선생님 738명 설문조사
고된 행정업무·교권 침해 시달려
63%가 최근 3년 명퇴·사직 고민
경기 여교사에 물리적 폭력 증가
교대 합격선 수시 내신 6등급 추락
교원의 사기 진작과 지위 향상을 위해 제정된 ‘스승의 날’(5월 15일)을 앞둔 인천·경기 지역 교사들의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 고된 행정 업무에 시달리거나 교권 침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인천교사노동조합이 지난 10~12일 인천지역 교사 7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최근 3년간 명예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매우 그렇다’(32%·233명)와 ‘그렇다’(31%·230명)라는 응답이 전체의 63%나 됐다. → 그래프 참조

‘나의 직업은 사회에서 존중받는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28%), ‘그렇지 않다’(36%) 등 부정적인 의견이 64%로 나왔다. 긍정적인 의견은 8%에 불과했다.
인천교사노조는 교직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서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학교를 떠나고 싶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성경 인천교사노조 위원장은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교사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며 “선생님들이 연구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마음 놓고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 교육환경 개선에 교육청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은 14일 교사들의 교직 및 교육현장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수업 연구보다 각종 행정업무를 우선적으로 처리한 경험’에 대해 응답자의 90.8%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61.1%, 그렇다 29.7%)고 했다. 교권 관련 문항에선 전체의 56.3%가 최근 1년간 학생에게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으며 경기도 지역 교사 3천408명이 응답했다.
익명을 원한 용인의 한 교사는 “교권 침해가 심해지고 여교사에 대한 물리적 폭력도 늘어나고 있다”며 “(혹여나 문제가 생길까 봐) 선생님들은 수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의 명성도 예전만 못하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5학년도 교대 및 초등교육과 수시·정시 합격점수 분석’ 자료를 보면 일부 교대는 수시 일반전형에서 학교 내신 6등급대까지 합격선이 내려갔다. 과거 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이었던 교사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가 주인이 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교사들에게 자율성과 권한을 더 주고, 교사들이 교육에 있어서 ‘전문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운·김형욱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