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17일 광주를 방문해 “5월의 희생은 우리를 하나 되게 하고 대한민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숭고한 밑거름”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1980년 5월 자신의 체험을 되짚으며 “해마다 5월이 되면 가슴이 매우 아프다”며 말문을 열었다.
5·18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참석한 그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며 해고되고 삼청교육대 대상이 되는 등 저 역시 큰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복직 투쟁을 벌이다가 해고되고, 삼청교육 대상자 명단에 올랐으나 피신해 위기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그때는 언론 보도가 차단돼 유언비어가 무성했고, 계엄군의 참혹한 진압 소문에 광주 전남 출신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며 “지금도 그 기억은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투쟁으로 복역 중 광주교도소에 수감됐던 경험도 소개했다. 당시 수감되었던 광주교도소 독방은 1982년 단식 중 숨진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이 머물던 곳이었다.
김 후보는 “광주교도소에서 국화를 키우며 교도소 생활을 했고, 개천절 특사로 석방됐다”며 “광주는 나에게 너무나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날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 묘역을 찾아 참배하기도 햇다.
이어 “광주와 전남에서 저를 아는 분들이 많지만, 여전히 인사도 악수도 잘 나누지 않을 만큼 냉랭한 분위기를 느낀다”며 지역과의 거리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역사는 사람을 공연히 미워하게도, 좋아하게도 만들 수 있다”며 “나는 5월의 희생자 중 한 사람이지만, 그 고통을 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5·18 정신은 독재와 부패, 거짓의 정치를 용납하지 말라는 명령”이라며 “지금 우리 앞에 있는 독재는 계엄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입법독재와 사법 장악 시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을 재판한 대법관, 감사한 감사원장, 수사한 검사를 탄핵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이런 독재는 5월 광주의 정신과는 결코 무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당 간 대결이 아니라,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지키느냐, 아니면 그것이 무너지고 독재가 자리잡느냐를 가르는 싸움”이라며 “저는 끝까지 싸우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광주의 아픔을 누구보다 뜨겁게 기억하는 사람으로서,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