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주도권 잡기 신경전

이재명·김문수, 잇단 논평 내놔

18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친 유족이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2025.5.18 /공동취재
18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친 유족이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2025.5.18 /공동취재

6·3 대선에 나선 유력 주자들이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불리는 광주에서 ‘5·18 정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5·18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를 방문해 “5월의 희생은 우리를 하나 되게 하고 대한민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숭고한 밑거름”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1980년 5월 자신의 체험을 되짚으며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며 해고되고 삼청교육대 대상이 되는 등 저 역시 큰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투쟁으로 복역 중 광주교도소에 수감됐던 경험도 소개했다. 당시 수감되었던 광주교도소 독방은 1982년 단식 중 숨진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이 머물던 곳이었다. 김 후보는 “광주교도소에서 국화를 키우며 교도소 생활을 했고, 개천절 특사로 석방됐다”며 “광주는 나에게 너무나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라고 회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8일 5·18 기념식에 참석해 “내란의 어둠을 빛의 혁명으로 이겨낸 우리 국민의 저력은 80년 5월, 광주의 피와 눈물에 깊이 빚지고 있다”며 “광주의 정신을 기억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우리 모두의 아름다운 5월을 향해 두려움 없이 나아가자”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2월 3일 계엄의 밤, 제 마음속에는 45년 전 광주의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며 “계엄군의 만행에 분노하여 목숨을 걸고 가두방송을 했던 분들의 용기가 제 가슴을 울렸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 밤, 기적처럼 모여든 국민들은 장갑차와 군인들 앞에 오직 용기 하나만을 무기로 맞섰고 동이 트기도 전에, 시대착오적 계엄은 찬란한 빛의 혁명으로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