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숙원사업, 개통 지연 우려
‘1회 유찰’ 같은 조건 재공고 계획
핵심 교통망 없어 주민 불편 호소
화성시민들의 숙원사업인 ‘동탄 도시철도(트램) 건설공사’가 첫 심사단계에서부터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노선을 짓는 1단계 건설공사 사업이 좌초되면서 개통 시기가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조달청은 지난 8일까지 동탄 트램 건설공사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서류를 접수했지만 건설사 중 한 곳도 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는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심사하는 절차로 통상 입찰과정의 시작단계로 꼽힌다.
동탄 트램은 2개 노선(총연장 34.4㎞)으로 건설되는 동탄2신도시의 광역교통대책이다. 총 9천981억원이 투입돼 36개 트램 정거장이 만들어지고 오는 2028년 말~2029년 초 전 노선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성시가 2019년부터 추진해온 도시철도 사업으로 당초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했지만 행정 절차와 계획 변경이 이어지며 일정이 지연돼 왔다.
이번 입찰을 진행한 동탄 트램 1단계 건설 공사 구간은 수원 망포역~동탄역~방교동 노선(13.8㎞)과 병점역~동탄역~차량기지 노선(17.8㎞)이다.
시는 동일한 공사비와 공사 기일로 입찰 재공고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유찰된 것과 같은 조건으로 공사에 참여할 건설사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1회 유찰이기 때문에 재공고할 계획”이라며 “또 다시 유찰될 경우 업계에 의견을 구하고 관련 피드백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1단계 건설 공사 구간에서 오산시가 별도로 추진하는 오산시 관내(방교동~오산역) 2.85㎞는 제외됐지만, 트램 메인 노선 격에 해당하는 구간의 개통이 늦어지면 함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량 기지를 비롯해 트램 운영 관련 시설은 동탄에 위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핵심 교통 체계가 될 트램 건설이 지지부진하면서 교통망 미비에 따른 불편을 겪는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동탄신도시에 사는 신모(29)씨는 “동탄은 자차가 없으면 도시 밖으로 나가기 힘들 정도”라며 “노선과 부지까지 다 정한 트램을 공사도 하지 못할 바엔 차라리 해당 부지를 차선으로 활용하거나 버스전용차로 등 대체 교통 노선을 만드는 게 낫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베드타운 성격을 띠는 동탄에서 출퇴근 시간 외엔 트램을 이용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고, 업계에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트램은 애초에 교통망 확장이 어려운 구시가지에 주로 놓이기 때문에 동탄같은 계획형 신도시엔 어울리지 않는 교통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마주영·김학석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