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 이동도 환승 또 환승… “대중교통망 갖춰줄 후보 뽑을 것”

청학동은 지하철 없어 버스에 의존

새 아파트 단지일수록 불편함 가중

자차 없인 서울 물론 市 이동도 난감

“인천1호선 연장·공약 지켜줬으면”

양당, GTX 노선 건설 등 실현 약속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 랜드마크시티센트럴더샵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주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5.5.19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 랜드마크시티센트럴더샵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주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5.5.19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인천 연수구 유권자들이 변화를 기대하는 분야는 무엇보다도 ‘교통’이다. 구도심과 신도시 가릴 것 없이 부족한 교통망으로 인해 이곳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연수구 교통 관련 공약이 속속 제시되는 만큼, 주민들은 이 공약들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힘써줄 후보를 원한다고 했다. → 그래프 참조

19일 오전 10시께 돌아본 청학사거리 일대 버스정류장에선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목적지를 물어보니 인근 역으로 이동하려는 주민이 많았다. 청학동은 연수구에서 유일하게 전철역이 없는 동(洞)이다. 지역에서는 2018년부터 수인분당선에 ‘청학역’(가칭)을 신설해 달라는 요구가 컸고, 인천시는 이곳에 신설하는 역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추가 정차역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날 한국전력남인천지사 정류장에서 만난 이정민(61)씨는 신연수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씨는 “청학동에선 수인분당선을 타려면 송도역이나 연수역으로, 인천도시철도 1호선을 타려면 선학역이나 신연수역으로 가야 한다”며 “전철역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토로했다. 송도역에서 만난 대학생 정현준(24)씨는 “학교가 안산에 있어서 항상 송도역에서 수인분당선으로 환승하는데, 배차 간격까지 길어서 불편함이 있다”며 “학교뿐 아니라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 다른 지역을 갈 때도 최소 1번은 환승해야 한다. 교통망이 더 갖춰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송도국제도시 주민들도 시내 대중교통은 물론 광역교통망까지 교통 체계 개선을 원하고 있었다. 특히 송도 8공구 등 새로 조성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일수록 주민 교통 불편이 더 크다고 했다. 그나마 이달 초 송도달빛축제공원역에서 송도 8공구 미송중학교까지 정거장 2개소를 추가하는 ‘인천 1호선 송도 8공구 연장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물꼬가 트였지만, 자차 없이 인천 내 이동이나 서울·경기로의 출퇴근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송도랜드마크시티센트럴더샵 버스정류장에는 서울로 향하는 광역급행버스(M버스)를 타려는 주민들이 40~50분 간격으로 모이는 모습이 보였다. 이 정류장에는 M버스 2개 노선이 정차하는데, 정류장 어디에도 M버스 시간표가 붙어 있지 않았다. 지도앱에는 버스 배차 간격이 ‘20~50분’으로 적혀 있어 버스가 정확히 언제 오는지 가늠하기 어렵고, 주민들끼리 버스 도착 시간을 예상해 공유하던 인터넷 커뮤니티도 운영이 흐지부지됐다고 한다.

3년여 전부터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손마틴(52)씨는 “송도 8공구엔 대형마트나 학원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부족해서 (송도 1공구 등) 중심지로 나가야 하는데, 대중교통마저 부족해서 대부분 자차를 이용한다”며 “나는 주로 재택근무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웃들을 보면 고충이 크더라”고 전했다. 최근 이사를 왔다는 김미나(40)씨는 “인천 1호선 송도 연장사업이 예타 대상에 포함됐지만 사업이 정말 추진되는 건지, 다른 노선처럼 미뤄지거나 무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이번 대선에 교통 관련 공약이 많이 나오더라. 약속한 부분은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펼치는 각 정당 관계자들도 이러한 고충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 언급된 연수구 관련 공약으로는 ▲GTX B노선 건설사업 조속 추진과 추가 정거장 설치 ▲인천 1호선 송도 8공구 연장과 대중교통망 확충 등이 있다. 인천시 ‘제2차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에는 송도 내부를 순환하는 ‘송도트램’ 노선이 포함된 상태다.

국민의힘 김기흥 연수구을 당협위원장은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보면 교통 현안에 대한 바람을 직접 느낄 수 있다”며 “송도 주민들도 원하는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야 한다. GTX B노선과 송도트램 구축, 인천 1호선 송도 8공구 연장은 반드시 실현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국회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인천 공약에도 연수구 등 교통 현안이 정식으로 포함됐다”며 “이 노선들이 반드시 구축되는 것은 물론이고,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