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노동자에 들이닥친 불안감… “경제 안정시킬 대통령 원해”
최근 대선·지선 민주당 우세 지역
한국지엠 수출 90% 차지 외교 중요
소상공인도 ‘민생 회복’ 1순위 꼽아
갈등·분열 대신 ‘나라 통합’ 기대도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인천 부평구 유권자들은 한목소리로 ‘안정된 경제 상황’을 만들어 나갈 대통령을 원했다. 부평구는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에서 민주당이 우세했던 지역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등 공단을 중심으로 노동자가 많아 진보세가 강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수입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꺼내며 한국지엠과 협력업체에는 불안감이 닥치기도 했다. → 그래프 참조

20일 오전 11시께 인천 부평구 청천동 한국지엠 부평공장 인근 상권을 찾았다. 이곳에서 해장국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47)씨는 “단골 손님들에게 부평공장 상황을 들어보면 ‘휘청’ 정도는 아니지만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며 “다음 대통령은 경제를 안정시키고 소비를 촉진시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떤 후보를 지지하냐고 묻자 “이재명 후보가 될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보지만, 몇 년간 이어져온 사법리스크나 언행 등을 고려하면 무작정 지지하기는 어려운 사람”이라고 했다.
한국지엠 노동자인 50대 김모씨는 “한국지엠은 수출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차기 정부가 관세 위협에 현명하게 대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국지엠 본사에 최소 10년간 철수 금지를 요구한 ‘10년 협약’도 곧 끝이 난다. 그 이후의 고용 상황에 대한 공장 노동자들의 불안감이 있다”며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미래와 노동자들의 안정된 고용을 위해 다음 정부에서 적절히 개입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 “서민 경제 회복·갈등 통합할 대통령 원해”
전통시장 상인들도 차기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민생 경제 회복’을 꼽았다. 어려워진 경제 상황의 주된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을 꼽는 상인도 있었다.
부평종합시장에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권유성(59)씨는 “상인들의 체감 경기는 코로나19 때와 비교할 게 아니라 IMF 시절과 비교해봐도 훨씬 좋지 않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경제 상황이 고꾸라졌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데, 이번 대선에서 보수 정당을 다시 믿어볼 시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채소 가게 주인 송모(67)씨는 “이재명 후보는 서민 중심 정치를 펼치는 것 같아 지지한다”며 “그의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 ‘세금을 지나치게 쓰는 것 아니냐’며 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돈을 푸는 만큼 서민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른 아침 유치원생 딸과 함께 시장을 찾은 김하나(37)씨는 “다음 대통령은 갈등과 분열보다는 나라를 하나로 통합시킬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압도적 승리’ 목표 민주당, ‘청렴함’ 강조하는 국민의힘
부평지역에서 유세 활동을 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운동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기대한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의 청렴함을 강조하며 부단히 쫓아가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부평을) 의원실 관계자는 “유세 현장에서 만나본 자영업자와 청년들은 이재명 후보의 경제 활성화와 공정 기회 보장 공약에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며 “부평구에는 차를 세우고 달려오는 주민들이 계실 만큼 열렬한 지지가 확인되는 상황으로, 압도적 승리를 목표로 선거운동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부평갑 유제홍 당협위원장은 “김문수 후보의 정직함과 청렴함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시민들께 다가가고 있다”며 “민주당의 독주를 쫓아가는 단계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시민들께서 지지를 많이 보내주신다. 여론조사 결과와는 분명히 다른 반응”이라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