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곳곳 계단까지 빼곡히 들어차
“이재명 막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설 것”
내일 청주 육거리·원주 중앙시장 ‘북상’
수도권유세 시작되면 판도 흔들릴 전망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바람몰이가 심상치 않다. 전날 부산 광안리에서의 첫 유세만 해도 오랜만의 등장에 열성 지지자들이 모여든 것처럼 보였으나, 21일 대구에서는 1천여명의 인파가 그를 에워싸면서 지난해 총선 때의 돌풍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대구 서문시장 일대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다. 서문시장역 3번출구에서 시작된 그의 유세는 시장 곳곳을 훑으며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 전 대표 도착 전부터 시장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한 전 대표가 총선을 이끌 때처럼, 계단 위까지 지지자들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시민들은 빨강·하양 풍선을 흔들며 끊임없이 ‘한동훈’을 연호했고, 한 전 대표는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거나 주먹을 불끈 쥐며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현장에서 그는 “우리 당의 승패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세상을 막기 위해 누구보다도 앞장서 싸울 것”이라고 목청껏 외쳤다.
대구에서의 이 같은 반응은 최근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TK·PK에서도 고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한 전 대표는 22일 청주 육거리시장과 원주 중앙시장을 순회하며 중원으로 바람을 몰고 올라올 태세다.
한 전 대표 측은 아직 다음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가 본격적인 수도권 유세에 나설 경우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전 대표의 고언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도 한동훈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신의 길을 가고 계신다. 우리의 생각, 보수의 생각, 대한민국의 생각과 다르다”며 “우리는 오히려 이럴 때 제대로 된 보수의 길을 갈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재차 강조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