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찾은 이재명, 이례적으로 모경종 언급

도지사 재임 시절 청년비서관으로 인연 맺어

2021년 20대 대선 출마때는 수행비서 근무

계양구을 의원 당선된 후 의원실 비서관으로

이재명 “제가 봐도 잘한다… 잘 부려먹길”

 

민주당이 이번 대선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주목해야할 청년 정치인으로 단숨에 떠올라

지난 21일 ‘안방’ 인천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에는 인천지역 국회의원들도 대거 동석했다. 남동구 구월로데오거리를 시작으로 부평역,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집중 유세를 이어간 이 후보는 마지막 유세 장소이자 자신의 지역구인 계양역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특별한 부탁’을 남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안방’ 계양역 앞 광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안방’ 계양역 앞 광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DB

앞선 유세 현장 3곳에서 30분 내외로 연설을 마쳤던 이 후보는 계양역 유세에서 1시간 넘게 연설을 하다가 유세 현장 사회를 맡은 모경종(인천 서구병) 의원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제가 여러분한테 마지막으로 부탁을 드린다”며 “우리 모경종 의원 일 잘하고 있어요? 잘 부려먹으십시오. 제가 잘 훈련시켜 놨습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의 발언에 계양역에 모인 지지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사회자 자리에 서 있던 모 의원은 이 후보의 칭찬에 미소를 보이다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말을 마친 이 후보가 모 의원을 향해 “됐죠?”라고 익살스럽게 말하자 모 의원은 ‘감사합니다’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 후보가 이날 인천 유세를 하면서 민주당 소속 의원을 특별히 거론하지 않았기에 모 의원을 콕 집어 칭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지난해 총선에서 서구병에 출마해 당선된 모 의원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시절 청년비서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경기도의 청년비서관 채용은 학벌이나 스펙을 전혀 요구하지 않은 ‘블라인드 공개채용’ 방식으로 화제가 됐다. 청년비서관 응모 조건은 만18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었고, 제출할 서류는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 정보와 A4용지 3장 분량의 정책제안서가 전부였다.

자립형사립고등학교(전주 상산고)와 서울 4년제 대학(연세대)을 나온 모 의원의 학벌을 고려하면 블라인드 공개채용이 그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만은 없는 방식이었지만, 10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기도지사의 청년정책을 담당하는 청년비서관이 됐다.

그 뒤로 이 후보가 2021년 20대 대선에 출마하자 수행비서로 근무했고, 2022년 인천 계양구을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에도 의원실 비서관으로 일했다.

이 후보의 첫 대선 출마와 낙선, 계양에서의 정치적 재기를 함께한 모 의원을 향해 민주당 지지자들은 ‘도비’(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노예 캐릭터)에 빗대어 ‘모비’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열린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모경종(오른쪽 두번째) 의원. 당대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선에 나선 모 의원은 이 후보와 나란히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인천에서의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경인일보DB
지난해 4월 열린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모경종(오른쪽 두번째) 의원. 당대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선에 나선 모 의원은 이 후보와 나란히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인천에서의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경인일보DB

지근거리에서 이 후보를 보좌했던 모 의원은 2023년 12월 자립을 선언했다. 22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이 후보도 계양역 유세에서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어느 날 갑자기 검단에 출마한다 해서 처음에는 말렸다. 그것(당선) 쉽지 않을 텐데”라고 했다.

이 후보의 걱정과 달리 모 의원은 인천시 정무부시장 출신의 국민의힘 이행숙 후보를 17.97%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광주광역시 태생인 그가 인천지역 14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큰 득표율 차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이다.

이 후보는 그런 모 의원을 향해 “(선거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도 받아주겠다 했더니 국회의원이 딱 됐더라”며 “제가 봐도 정말로 열심히 잘한다. (지지자들이) 잘 키워서 잘 부려먹기 바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유세 현장을 기점으로 모 의원은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주목해야 할 청년 정치인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