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척 중 2척만… 설치 비용 탓 기피
대기오염물질 감소 “적극 홍보를”
인천항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설치된 선박 육상전원공급설비(AMP)가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인천항만공사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 국제여객부두에 접안하는 선박 9척 중 AMP를 사용 중인 선박은 2척에 불과하다.
AMP는 부두에 정박중인 선박이 시동을 끌 수 있도록 육지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대형 선박 등은 부두에 정박해 있어도 선실에 있는 각종 설비를 이용하려면 시동을 켜 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다량 배출하는데, AMP를 사용하면 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대기오염 물질 감소를 위해 2020년 국제여객부두에 AMP를 설치했지만, 이용률은 매우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AMP 수전설비(AMP로부터 전력을 받는 장치)가 있는 선박이 2척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수전설비를 설치하려면 5억~6억원의 비용이 드는 데다, 이에 따라 화물 적재 공간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AMP 이용을 꺼리고 있다.
AMP 사용 과정에서 드는 전기 요금이 선박 정박 중 저유황유를 쓰는 것보다 저렴하지 않은 것도 수전 설비 설치를 기피하는 이유로 꼽힌다.
인천항만공사는 AMP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시설 사용을 희망하는 선사가 있으면 설비를 개선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항과 중국 옌타이를 오가는 한중카페리 선사 한중훼리가 선박에 수전설비를 설치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큰 만큼, AMP를 사용하면 선사도 연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신규 선박을 건조하는 선사에 AMP 사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