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이준석 간 경쟁 치열

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 주요 변수

자영업자·블루칼라 등 특정 직업군

이들의 선택에 선거결과 좌우 가능

진영 갈등 심화 차후 ‘통합’ 과제로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21대 대통령은 누가 될까. 오는 29일과 30일 사전 투표가 실시되고 6월3일 본 투표가 마무리되면 다음 대통령이 누구인지 결정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으로 시작된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은 몇 편의 드라마를 한꺼번에 보는 것처럼 극적인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에 대해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이 내려졌다.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 사이의 단일화 파장으로 인해 반전의 교두보로 삼으려 했던 빅텐트는 물 건너가고 말았다. 지난 12일부터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었고 판세는 앞서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쫓아가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그리고 두 양강 후보 모두 자격이 없고 새로운 시대 변화를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가 있다. 대선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에서 남아있는 변수는 무엇일까. 모르긴 몰라도 선거 판세와 결과를 바꿔 놓을 변수는 단일화와 투표율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보수후보 단일화 요구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수도 없이 선을 긋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언론의 단일화 질문에 대해 “전혀 없다”면서 “아침에 일어나니 국민의힘 의원 4명 정도가 안부 전화인지 연락이 왔지만, ‘콜백’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워낙 이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역대 단일화를 보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적은 많지 않았다. 2022년 윤석열과 안철수 후보 사이의 단일화도 사전 투표 직전에 성사되었고 2002년 노무현과 정몽준 후보 사이의 단일화도 극적인 결과였다. 사전 투표가 시작되기 전인 28일까지 단일화 가능성은 정치적으로 열려 있다. 국민의힘이 더 적극적으로 단일화에 매달리는 이유는 대선 판세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5월20~22일 실시한 조사(전국 1천2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7.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보았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45%로 가장 높았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36%,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10%로 나왔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보면 이 후보는 6%P 내려왔고 김문수 후보는 7%P 올라갔고 이준석 후보 역시 2%P 상승했다. 특히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산술적으로 더하면 46%가 되고 이재명 후보의 45%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간다. 단일화 가능성을 국민의힘에서 좀처럼 내려놓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변수는 투표율이다. 그것도 직업별 투표율이다. 자영업과 관련된 ‘커피 120원’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지율까지 영향을 주는 상황이 돼버렸다. 여기에 김문수 후보는 부인인 설난영씨와 함께 노동을 했던 이력이 있어 블루칼라 유권자층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재명 후보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친화적인 유권자층인 화이트칼라층이 호감을 가질만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전국의 대학 식당을 돌며 학생들과 연결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각 후보는 지지층들의 강력한 응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투표율이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자영업층은 전체 유권자의 17.3%, 블루칼라는 14.2%나 된다. 자영업층과 블루칼라층을 더하면 무려 전체 유권자의 30%를 넘는다. 이들이 누구를 지지하고 얼마나 투표소에 나오는지 여부가 이번 대선을 결정한다. 직업별 투표율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음 대통령은 6월4일부터 지체 없이 임기에 들어가게 된다. 많은 국민들은 8년 전 탄핵 국면과 비교조차 힘들 정도로 진영 간 골이 깊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무리 좋은 국정 운영도 국민과 공감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후보자들의 선전과 함께 다음 대통령의 국정 통합을 간절히 기대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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