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국별 분산 사업 추진 발목

인근 대장신도시 대기업 입주 대조

서울 마곡지구 컨트롤타워 롤모델

‘서울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가진 인천 북부권의 자족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인천 계양테크노밸리(계양TV) 조성 사업을 전담할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2029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계양구 귤현동·동양동·박촌동·병방동·상야동 일원 333만3천㎡에 추진 중인 계양TV 조성 업무는 3개 부서로 나뉘어 추진 중이다. 공공주택지구 조성과 ‘대장홍대선’ 등 광역교통대책 수립은 도시계획국이 담당한다.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관련 업무는 미래산업국, 입주기업 유치는 글로벌도시국이 각각 맡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계양TV 입주와 관련해 국내 30개 기업이 시와 투자 논의를 했지만, 이 가운데 입주 의향을 밝힌 곳은 5개사 정도에 불과하다. 기업을 유치하려면 광역교통대책과 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연계돼야 하는데, 대장홍대선 연장 노선을 인천도시철도 1호선 계양역과 박촌역 중 어디로 할 것인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산단 관리 기본계획도 마련되지 않아 기업이 계양TV 입주 절차를 밟기도 쉽지 않다. 계양TV 인근 경기 부천 대장신도시가 SK하이닉스, 대한항공 등 대기업 유치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계양TV 조성에 탄력이 붙으려면 각 부서에 흩어져 있는 관련 업무를 총괄할 전담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계양TV ‘롤모델’이기도 한 서울 마곡지구의 경우 서울시가 조성 초기 ‘마곡사업추진단’을 신설해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 교통대책 등 전반을 도맡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는데, 계양TV 역시 여러 업무를 기획·조정하는 역할이 필요한 셈이다.

계양TV 면적과 비슷한 366만9천㎡ 부지에 산업단지와 주택단지, 업무시설 등이 들어선 마곡지구는 LG사이언스파크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계열사와 관련 기업 203개사가 입주한 자족 도시로 거듭났다.

마곡사업추진단은 기업 유치 외에 도시개발계획 사업도 총괄했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마곡조성자문단’을 운영하고, 총괄계획가(MP)를 위촉해 공원을 비롯한 공공 기반시설 조성에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계양TV 조성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데 대해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마곡지구는 서울시가 직접 개발한 반면 계양TV는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사업에 속해 있어 성격이 다르다”며 “인천시가 단독으로 교통망이나 산업단지 조성 등을 총괄할 조직을 운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