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측 “당 대 당 차원 연대 논의 물꼬”

중도·무당층 겨냥 ‘전략적 연합’ 해석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 막판 승부수 추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 2025.5.2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 2025.5.2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지난 26일 비공개 회동을 가진 사실이 확인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개헌을 고리로 한 선거 연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조만간 협약식을 갖고 보수·중도 진영의 이재명 저지 연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27일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전날 회동을 계기로 당 대 당 차원의 연대 논의에 물꼬가 트였고, 세부적인 실무 협의가 오늘부터 이어질 것”이라며 “사전투표를 앞두고 반(反)이재명 정서가 결집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김 후보 지지 선언에 이어, 이낙연 고문과의 연대는 중도 및 무당층을 겨냥한 전략적 연합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에도 회동을 갖고 ‘반명(反明) 기조’ 및 ‘개헌 추진’에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김문수 후보의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3년 개헌론’이 이낙연 고문의 개헌 구상과 맞물리면서, 양측은 이른바 ‘개헌 연대’를 축으로 한 선거협력체제 구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낙연 측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있었으나, 최근 들어 실질적인 공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개헌서약식 등 상징적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손 잡는 한동훈’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6일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2025.5.26 /연합뉴스
‘김문수 손 잡는 한동훈’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6일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2025.5.26 /연합뉴스

이번 연대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도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추진 중이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들과의 보수-중도 통합 연대는 추가 확장성을 확보하며, 보수 결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김문수 후보는 대선 막판 승부수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후보는 아직 분명히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정치권 일각에선 “김문수 낙선 시 ‘독박패’, 단일화 성공 시 ‘꽃놀이’가 될 것”이라는 표현까지 회자되며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권의 한 중진급 인사는 “이준석의 결단은 이제 정치적, 역사적 책임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김문수가 당선되면 공은 모두 이준석에게 돌아가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의 임기 단축 개헌이 성사될 경우 보수 차기 대권 구도에서도 유리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어 “만약 이준석이 단일화에 나서 승리할 경우, 기존의 차차기 주자들은 중심축에서 밀려나고, 이준석이 명실상부한 차세대 리더로 부상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당내 친윤계도 자연스럽게 대선을 통해 정리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엄수된 두봉 레나도(프랑스명 르네 뒤퐁) 주교 장례미사에 참석 후 이동하고 있다. 2025.4.14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엄수된 두봉 레나도(프랑스명 르네 뒤퐁) 주교 장례미사에 참석 후 이동하고 있다. 2025.4.14 /연합뉴스

이에 따라 김문수 후보 측은 오는 29일 사전투표 전까지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성사 여부를 결단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 이후 단일화는 실익이 없다”며 “오늘 저녁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짧은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고, 금명간 만나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낙연은 개헌연대, 이준석은 후보단일화’라는 양축이 결합되면 김문수 후보가 구상한 ‘대선 종합선물세트 전략’이 마무리되고, 김 후보는 이를 통해 국민의 최종 심판을 받겠다는 구상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