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진단 결과, ‘해당없음’
살해 이유인 3천만원 채무, 아직 증거 못찾아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시흥 살인사건’의 피의자 중국동포 차철남(56)이 사이코패스 진단 결과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발 범행이라는 차철남의 주장과 달리, 경찰은 계획 범행으로 보고 이날 검찰에 송치한다.
시흥경찰서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차철남의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 ‘해당없음’으로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2일 차철남을 구속한 뒤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차철남은 3천만원의 채무를 이유로 살해한 2명에 대해선 계획 범행을, 시흥시 정왕동 편의점과 체육공원에서 흉기로 찌른 피해자 2명에 대해 우발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CCTV로 분석한 차철남의 동선 등을 통해 모두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철남이 형제들을 살해하고 3, 4차 (살인미수) 범행을 진행할 때까지 계속 (피의자 주거지) 주변을 배회한 점, 미리 준비한 흉기를 3, 4차 범행 전에 버리지 않았던 점을 통해 계획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철남은 5월 초에 범행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판단된다. 범행 계획하면서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출금해 잔액은 0원이며 출금액은 생활비로 정상 사용했다”며 “(3, 4차 범행) 피해자에 대해 살인 의도를 부인하고 있지만,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차철남은 2012년 재외동포에게 발급되는 F4 비자로 입국한 이후 형·동생 관계, 서로 음식을 나눠 먹을 정도로 가깝게 지내 온 A씨 형제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도합 3천여만원을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해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현재까지 경찰 조사 결과, 3천여만원 채무에 대한 증거는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3천여만원 채무) 관련 진술만 있고, 피의자 명의 계좌를 확인 중이다. 지금까지 피해자들에게 이체한 내역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피의자는 중국 돈으로 줬다고 진술했고 국내 계좌는 이체 내역 없다”고 했다.
차철남은 정신질환 관련 진단이나 마약 투약 내역 모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차철남의 신병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