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내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야구방망이로 가격한 사건(5월31일 인터넷 보도)이 발생한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가 ‘맞아도 되는 교사는 없다. 교육청은 교사 보호대책 마련하라’는 내용의 교사 보호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31일 전교조 경기지부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돌발행동이 아니라, 교사를 보호하지 못한 제도적 방기의 결과”라며 “피해 교사의 쾌유를 기원하며, 경기도교육청은 즉각적인 보호조치를 시행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30일 오전 9시50분께 수원시내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 중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A군이 50대 교사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갈비뼈 골절 등의 부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같은 반 학생들도 범행 장면을 목격했으며, 일부는 이를 제지하려다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폭력에 노출된 교사는 물론, 그 장면을 목격한 학생들 역시 피해자”라며 앞서 지난 27일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요구했던 조치를 재차 강조했다. ▲피해 교사에 대한 보호조치 시행 ▲교육부와 교육청의 실효성 있는 분리조치 대책(예산 등) 마련 ▲폭력 목격 학생에게 심리치유 및 상담프로그램 제공 등이다.

특히 이번 사건이 제주시 모 중학교 교사의 추모제(5월30일 인터넷 보도)가 열린 날 발생한 점을 언급했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전국의 교사들이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던 바로 그날, 또 다른 교사가 교육 현장에서 폭행당했다”며 “단순한 교육현장의 우발적 사태가 아니라, 교사를 보호하지 못한 제도적 방기의 결과다. 폭행 상황 이후에도 피해 교사를 보호하는 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피해자가 일일이 요구해야만 움직이는 수동적 대응을 이번에도 겪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교조 경기지부는 지난해 학부모의 학교 난입 사건을 계기로 요구했던 ‘학교 보안관제’ 도입 필요성도 거듭 강조하며 “학교의 돌발 상황에 권한을 갖고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전교조 경기지부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61.4%의 교사들이 ‘정년까지 교직을 유지하겠다’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했다”며 “언제까지 교사 개인의 헌신에 기댈 순 없다”고 덧붙였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