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내 박빙 예상보다 큰 격차에 ‘굳은 표정’
지상파 3사(KBS, MBC, SBS) 출구조사와 종합편성채널 JTBC 예측조사 결과가 발표된 3일 오후 8시 국회 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개표 상황실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민주당은 투표 마감 카운트다운 직후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재명’을 연호하며 함성이 터진 반면, 국민의힘은 예상보다 큰 격차 때문인지 말을 잃은 채 침묵에 빠지는 모습이었다.

국회 도서관 지하 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은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모두 말문을 잃은 채 침묵에 빠졌다. 예상보다 큰 격차에 충격을 받은 듯 당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상황실 내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몇몇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결과를 확인했지만, 서로 말을 잇지 못한 채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자리를 지킨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박대출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은 기대에 못 미친 듯, 굳은 표정을 보였다. 김문수 대선 후보를 지지 선언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첫줄에 앉아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당내에선 적어도 5% 내로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과반을 넘은 데다 두 자리 수 이상 격차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당내에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김문수 후보는 현장에 나오지 않고 자택에서 TV로 개표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 자택 앞에 모인 지지자들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탄식했다.
당 관계자는 수도권에서의 큰 격차에 낙담한 모습을 보였고, 한 초선 의원은 “차이가 너무 커 반등이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후보 단일화 실패와 현장 선거운동 부진 등을 지적하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패배가 확정될 경우, 내부 갈등과 후유증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