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앱 사용불가… 어촌 주택 ‘별따기’

 

도내 정착 유도 임대 임시거처 부족

141명 학교 수료생 불구 3채 확보

어촌계 통해야… 받아줄지 미지수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이 K-푸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김은 브랜드·가공 공장이 없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화성시 궁평항 일대 김양식장에서 어부들이 김을 수확하는 모습. 2025.4.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이 K-푸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김은 브랜드·가공 공장이 없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화성시 궁평항 일대 김양식장에서 어부들이 김을 수확하는 모습. 2025.4.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예비 귀어인들이 바다로 향하기 전 가장 골머리를 앓는 문제 중 하나가 주거(6월2일자 3면 보도)다. 부동산 앱에는 매물 자체가 올라오지 않고, 귀어인을 위한 임시거처 또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귀어인들이 어촌에 정착할 수 있게 주거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귀어인의 집’은 화성시 백미리 마을에 2개소가 있다. 귀어인의 집은 해양수산부가 귀어인의 어촌정착을 유도키 위해 마련한 임시거처로, 어촌에 있는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어촌계 등이 소유 중인 부지에 소규모 이동식 주택을 건축한 뒤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희망자는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보증금은 없고 월 임대료는 30만원, 최대 2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하지만 귀어인을 품기엔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도는 백미리 마을에 이동식 주택으로 귀어인의 집 3개소를 추가로 확보, 내년 입소를 계획하고 있지만 도 귀어학교에서 최근까지 141명의 수료생이 배출된 것을 고려하면 매우 부족한 수치다.

도 또한 귀어인의 집 공급이 확대돼야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 다만 도의 경우 타 지역과 달리 땅값이 비싸고 빈집이 많지 않아 조성이 힘들다는 설명이다. 황윤정 도 해양수산정책팀장은 “안산 등 타 지역에도 귀어인의 집 건립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하는 등 귀어인의 집 확장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어촌에서 집을 직접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직방’이나 ‘다방’ 등 부동산 앱 이용은 사실상 불가하다. 실제로 앱을 통해 어촌계가 있는 지역을 설정해도 매물은 단 1건도 나오지 않았다. 도시와 달리 ‘정보의 비대칭’이 심한 셈이다.

어촌계의 텃세로 발품 팔기도 마찬가지다. 안산 대부도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을 통해서 매물을 찾는 것은 맨땅에 헤딩”이라며 “어촌계를 통해서 집을 알아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부동산을 통해 집을 얻더라도 어촌계에서 귀어인을 받아줄지는 미지수인 만큼 어촌계부터 두드리라는 얘기다.

김호연 백미리 어촌계장은 “어촌에는 도시처럼 거래할 수 있는 땅이 잘 나오지 않아 귀어인들이 살 만한 곳이 없다. 귀어인들이 정착하기 위한 임대주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혜경·김지원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