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나들이철이 시작됐다. 양평군 용문면과 옥천면 경계에 위치한 용문산 하면 단풍이 깃든 용문사 산책길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을빛을 감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고 길따라 이어지는 계곡물도 잔잔히 빛나 우리를 유혹한다. 운악산은 가평과 포천 경계에 있는 암산으로 정상인 만경대를 중심으로 남쪽 철암재로 뻗은 능선은 비교적 완만하나 동쪽 능선은 입석대, 미륵바위 등의 암봉들이 있어 험하고 아슬아슬하다. 또한 병풍을 펼쳐놓은 것같은 단풍이 절경이다.
<가평 운악산>
운악산(935m)은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광주산맥이 경기도에 접어들어 화악·명지산을 세우고 서남으로 포천과 가평군 접경에 일으킨 산이다. 일명 현등산이라고 불리며 기암괴봉으로 이루어져 '경기도의 소금강'이라고도 불린다.
운악산에는 또 천년고찰인 현등사가 있어 그 가치를 더욱 빛낸다. 현등사는 신라 법흥왕 27년에 이도승려 마라아미를 위해 창건하고 효공왕 2년에 도선국사가 중창한 이래 3차례나 중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등사 입구인 하면 하판리 동구부락에서 1㎞거리의 소나무숲이 끝나는 지점부터 시작되는 운악산 단풍은 붉은색대신 노란색과 갈색이 압도적인 점이 특징.
빨간색을 자랑하는 단풍나무는 물기가 축축한 계곡 주변에만 있고 골짜기를 벗어나면서 산색은 일순간 갈색이 섞인 노랑으로 바뀐다.
특히 요즘은 노란색으로 물들어가는 떡갈나무와 물푸레나무, 상수리나무, 정열적인 빨간 단풍의 잔상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산록을 뒤덮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마음이 한층 차분해진다.
관악, 치악, 화악, 송악산과 함께 중부 5대 악산(岳山)중에 하나인 운악산은 그 명성에 걸맞게 길이 험하다. 특히 골짜기는 경사가 심한 협곡이어서 대부분 등산로가 능선으로 나있다.
산 정상에서면 주봉인 망경대를 중심으로 우람한 바위들이 봉우리마다 구름을 뚫고 솟아 있고 골짜기마다 시새움을 하듯 만산홍엽을 이룬다.
그러나 산 전체가 암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길이 아닌 곳은 자칫 위험한 곳이 많고 현등사 위의 철사다리가 설치된 부근과 정상의 서쪽 아래 100m 폭포쪽은 이따금씩 사고가 발생되는 곳이니 주의를 요한다.
그러나 능선을 걷는 덕분에 산행내내 매우 뛰어난 전망이 보장된다. 능선에 올라타자마자 투명한 가을 햇살 아래 산덩어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람한 바위들로 이뤄진 주능선의 절벽 아래로 수채화같은 갈빛 노란색 숲이 펼쳐지는 모습은 운악산이 아니면 보여주기 힘든 장관이다.
◇등산로: ▲제1코스(8.8㎞, 3시간 10분소요) 석거리주차장_현등사_936 정상_능선안부_길원목장
▲제2코스(8.8㎞, 3시간 30분 소요) 석거리주차장_현등사_930정상_주봉_폭포앞_운주사
◇교통편:서울 상봉동에서 현리행 좌석버스가 매시간 출발한다.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열차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는데 청평에서 하차, 현리행 시내버스나 좌석버스를 타면 된다. <가평>
<양평 용문산>
양평군의 북쪽 경계선 한가운데 우뚝 솟은 명산 '경기의 남설악'으로도 불리는 용문산에도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6번국도에서 용문산 진입도로로 들어서면 먼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들이 2차선 양쪽 길가에 길게 늘어서서 손을 흔들며 연인, 가족들의 행락차량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용문산주차장 입구까지 6㎞의 은행나무 길을 지나는 동안 사이사이로 한눈에 볼수 있는 황금들판과 이를 지키는 허수아비도 함께 볼수 있다.
중간쯤 이르면 용문산 정상에서부터 절반 이상을 단풍이 붉게 물들어져 내려오고 있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보는이로 하여금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용문산 입구를 향해 보면 행락객들의 미각을 자극하는 향토음식점들이 즐비하게 서있다.
주로 용문사 주변에서 나는 더덕, 취나물, 도라지 등 산나물을 취급하는 식당이며 감자전과 용문산 더덕막걸리로 목을 축일 수도 있다.
용문산 입구를 들어서면 광장에 울긋불긋한 단풍나무들이 곳곳에 펼쳐져 있어 황홀한 분위기에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단번에 풀리게 한다.
연인들은 광장에 있는 조각공원을 감상하고 가족들은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 후룸나이트, 바이킹 등 놀이기구를 즐기는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있다.
또한 가족들은 단풍나무 그늘아래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한주일 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웃음꽃을 피운다.
용문사 입구까지 1㎞의 길가에도 늦가을 붉고 누르게 물든 층층나무, 밤나무, 참나무, 단풍나무들이 빽빽히 줄을 서있다.
황룡 청룡이 휘감은 일주문을 지나 용문사를 들어서면 산봉우리 처럼 느껴지는 수령 1100년의 동양 최고의 은행나무가 있다.
통일신라가 망했을 때 금강산으로 가던 마의태자가 이 곳에 들러 고향을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