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파사데나에서 지난 15일 열린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희생자 추모식에서 미국의 무슬림이 촛불을 켜고 있다.
미국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테러로 촉발된 현 상황은 이슬람권과 미국의 대치로 비쳐지고 있지만, 핵심에는 유태인(이스라엘)이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 유태인과 무슬림이 같은 뿌리(아브라함)에서 나온 형제라는 것은 아이러니컬하다. 아브라함과 본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이삭은 유태민족의 조상이 됐고, 후처 사이에서 태어난 이스마엘은 아랍족의 조상이 됐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마호메트는 바로 이스마엘의 후손. 이슬람교의 알라 신이 여호와의 아랍어 발음이듯 이슬람교는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제 이슬람경전 성꾸란은 성경과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아랍권과 미국의 악연은 2천년동안 떠돌던 유태인들이 팔레스타인인을 내쫓고 그 땅에 이스라엘을 건국하고부터. 이때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 대아랍전에서 승리를 안겨준 대신 아랍국가들의 심정적인 공적이 됐다. 물론 미국 권력층과 금융권에는 유태인들이 포진돼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번 테러사건이 오히려 이슬람 문명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려는 계기를 주고 있는 듯하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미국 등 서구시각에서 벗어나 한국의 젊은 학자들이 객관적 시각을 갖고 이슬람문명권 속에서 공부하고 살면서 문명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갖고 있다.
주요 필자인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터키 국립이스탄불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터키와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년 동안 이슬람문화를 연구했다. 이원삼 이슬람문화연구소 소장은 북아프리카 모로코 모하메드 V 국립대학교 철학박사이며 10여년 간 이슬람 사상과 신학을 연구, '문화론 하나, 이슬람법 사상'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유엔이 정한 '문명간 대화의 해'에 세계 최대 종교문화권인 이슬람 문명의 실체에 편견없이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401쪽, 1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