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 지하철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쇼핑을 한 터라 지하철에서 곤히 자고 있는데 중학생 쯤 돼보이는 아이들이 나의 자는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고 있는 것이다. 순간 불쾌해서 아이들의 핸드폰 카메라를 빼앗았다. 다행히 촬영은 하지 않았지만 너무 화가 나고 창피해서 지하철에서 바로 내려 버렸다. 잠을 자다 보면 으레 고개도 돌아가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는 법인데 내 모습을 즐길거리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어린 아이들이라 크게 나무라진 않았지만 내내 불쾌한 기분이 가시질 않았다. 그런데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나와 유사한 경험을 한 여성의 글을 봤다. 그 여성도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고 있던 중에 두 명의 남성이 킬킬거리며 자신의 뱃살을 촬영했다는 것이다. 그 여성은 불쾌해하며 그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될 것을 두려워했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나 핸드폰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이같은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타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인터넷에 버젓이 유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타인의 초상을 허락없이 유포해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당사자에게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안겨주며 법에 처벌될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인격이라 할 수 있는 초상권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다.
/윤미란(안양시 동안구 비산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