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0~40대 기혼자 남녀 2명중 1명은 섹스(Sex)를 거의 하지 않거나, 월 평균 섹스 횟수가 3회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성생활을 하는 20~40대 여성 10명중 6명 이상이 최근 10회의 섹스에서 오르가슴을 전혀 느끼지 못했거나, 1~2회의 오르가슴만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모월간지가 창간 2주년을 기념,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전국 20~40대 성인 2천명(남자 1천38명, 여자 962명)을 대상으로 성(性)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처럼 섹스리스(Sexless·특별한 이유없이 한달 이상 성관계를 갖지 않는 관계)부부들이 사회적으로 만연되면서 저출산 심화, 이혼율 증가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섹스리스 부부들은 원인을 밝혀내 치료 가능한 질병이나 심리적 문제라면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섹스리스 부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우선 결혼 후 수 개월에서 수년동안 신방을 차리지 못하는 경우다. 이 같은 원인은 한쪽 파트너의 잘못된 성적 지식이나 고통스러운 성경험 또는 여성 생식기관의 병적 이상을 동반한 질경련, 성교통 등이 가장 흔하다. 이 때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섹스리스를 극복해야 한다. 이를 기피할 경우 종국엔 성기피증, 성욕저하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는 금욕적인 커플도 아닌데 1년에 10번 미만의 섹스를 하는 경우이고, 세 번째는 2주에 한 번꼴로 의무적으로 성생활을 하는 경우다. 이 두 가지 유형의 이유에 대해 대한비뇨기과학회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섹스가 귀찮아서'가 50%로 가장 많았고, '너무 피곤해서'(29.1%), '주변 상황이 허락하지 않아서'(20.9%),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없어서'(18.2%), '애정을 느낄 수 없어서'(10.9%), '외도 및 가정불화'(0.9%)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정의 결혼생활 만족도는 35.7%로, 전체 가정의 만족도 61.8%보다 크게 낮았다.
왜 섹스가 귀찮고, 성적 매력이나 애정을 느낄 수 없을까?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부부간 의사소통의 단절이 성생활의 단절로 이어진다고 진단한다. 대부분의 섹스리스 가정을 보면 부부간, 부모와 자식간 대화가 없다. 그러나 많은 부부들은 섹스리스로 인해 교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이미 부부간 신뢰와 둘만의 의미가 사라져 버린 이유가 저변에 깔려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난 섹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에 앞서 부부간 친밀감과 불신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부부 모두 아내와 남편, 어머니와 아버지, 또 한 인간으로서 위치와 역할을 가지고 있고, 그 위치에 대한 각각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섹스리스 부부들의 결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정한 (가천의대 길병원 비뇨기과 교수)
[性다이어리·19] 섹스리스부부 친밀감높여라
입력 2006-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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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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