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자연 자원중의 하나로서 물이 없다면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도 살아남을 수 없다. 현재 지구상에는 반 이상의 사람들이 물로 인해 고통받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앞으로도 가뭄현상으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는 지역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01년에는 90년만에 겪는 최악의 극심한 가뭄으로 온 국민이 고통을 받았으며, 주요 댐의 저수율이 30% 정도 수준에 머물러 식수와 공업용수 부족은 물론 봄철 영농 계획 차질 등 그 피해가 극심했다.

올해도 영동지방은 평년비 40~70%로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강릉의 경우 평년대비 강수량이 28%로 매우 적은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영동 내륙지방의 경우 평년비가 40% 미만으로 강수량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 1개월 동안 강수량 현황은 서울은 평년대비 31%, 수원은 7%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가뭄해소를 위해서는 1개월내에 50㎜정도의 강수량이 있어야 한다.

가뭄은 심한 물부족으로 인하여 피해를 겪는 기상 재해 중 하나이다. 가뭄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우리 인간의 큰 관심사가 되어 왔으며 오늘날에도 이 현상에 대해서는 인간의 힘이 완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뭄이 지속되는 시간적 규모는 짧게는 한 계절에서, 길게는 10년이 되기도 한다. 북미 대륙에서 조사된 바에 의하면 1953년 4월에서 1957년 4월까지 49개월 동안, 그리고 1988년 5월에서 1991년 2월까지 34개월간 가뭄이 지속된 적이 있다. 작물의 생육과 인간의 활동에 필요한 물의 공급이란 측면에서 볼때, 가뭄의 정의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주어진 지표면에 내리는 강수 중에서 증발량에 의하여 대기 중으로 손실된 물을 제외한 양만을 우리들이 이용할 수 있는데, 이 남은 물이 실제 수요량 보다 적으면 가뭄이라 할 수 있다. 가뭄의 피해는 풍수해와는 달리 진행 상황이 완만하고 피해 또한 가시적이지 못하여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손실이 체계적으로 조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물부족량 정도의 지속 기간 및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의 넓이 등에 따라 판단한다. 따라서 강수량과 증발산량·토양삼투량·유출량 등을 토대로 물균형 계산을 해야만 정확한 가뭄의 강도를 판정할 수 있다.

아시아 대륙 동안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계절적으로 뚜렷한 변화를 보이며, 봄철에는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강수량이 적고 건조하다. 매년 그 기간과 강도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봄철 후반까지도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되지 않아 건조상태가 지속되면 산업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기상청에서는 파머의 가뭄지수라 하여 장기간 가뭄정도를 정량화하여 발표하고 있고, 파머지수의 단점을 보완하여 단기간의 가뭄을 판정하는 지수인 강수량 십분위를 발표하고 있다. 또한 소방방재청은 금년에 상습가뭄재해지역의 지정, 해제 및 관리 지침을 마련하여 가뭄을 대비키로 했다.

조선말 국가의 위기도 바로 가뭄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와 같은 기상재해는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사안으로서 앞으로 기후변화 등으로 점점 심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가뭄조기경보 체계구축 등 체계적인 대처 및 투자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서 애 숙(기상청 수원기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