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강사 2명이 사표를 내더군요. 한 명은 이민을 간다는 게, 한 명은 몸이 아파 쉬겠다는 게 사표를 낸 이유였습니다. 곧바로 학원생이 30~40명이나 줄었어요.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들 강사가 학원 인근 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책상과 의자를 갖춰놓고 개인과외 교습을 하고 있더군요. 학원생을 빼돌린 것이지요."
인천의 한 학원 원장은 학원 강사들이 느닷없이 개인과외교습자로 돌아서는 바람에 학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학원가에 상도덕이 무너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최근 인천지역 학원가에서 강사들이 개인과외교습자로 전환하는 일이 잇따르면서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인천지역의 개인과외교습자는 2천288명. 전년 같은 기간의 1천689명에 비해 35.5%(599명)나 증가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학원 강사 출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이 학원 강사보다 개인과외교습을 선호하는 이유는 학원에 비해 높은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으로 수강료 상한액이 정해져 있는 학원과 달리 개인과외교습자는 과목당 6만~70만원까지 교육청에 신고만 하면 된다. 문제는 이들이 개인과외교습자로 전환하면서 기존 학원과 갈등을 빚고 고액 과외를 부추긴다는 점.
개인과외교습자로 인해 학원 운영을 접은 적도 있다는 인천시학원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학원강사가 개인과외교습자로 돌아설 경우,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를 한 다음 학생들을 빼돌리기 일쑤이기 때문에 기존 학원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법적인 문제가 아닌 강사 개인의 윤리적 문제인 터라 학원으로서는 이들의 행태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학원 강사들이 무더기로 빠져나와 기존의 학원 인근에 아예 새로 학원을 차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인천시 남구의 J학원의 경우, 최근 고등부 강사 5명이 사표를 내고 바로 옆에 학원을 차렸으며 연수구의 D학원에서도 지난해 한 영어강사가 별도로 학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인천의 경우, 학원 숫자가 2005년 말 2천923개에서 지난해 말 2천988개로 소폭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학원 강사들이 별도로 학원을 설립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학원가는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학원연합회 관계자는 "학원연합회에 접수되는 민원 가운데 연간 15건 가량은 강사들의 개인과외교습전환이나 학원설립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라며 "학원 수요자가 한정돼 있는 실정에서 이같은 현상이 심화돼 학원가 전체가 동반 침체의 늪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천 학원가 무너지는 상도덕
강사들 개인과외교습자로 전환 가르치던 학생빼돌려 학원타격
입력 2007-04-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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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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