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10여일을 맞은 인천공항철도가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인천공항철도와 연계된 교통 수단이 부족한데다 여객 화물과 배차 간격 등에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3일 오후 1시54분께 인천지하철 1호선과 공항철도 환승역인 계양역, 인천지하철 1318호 열차가 막 도착했다. 그러나 열차를 가득 메운 승객중 이 역에서는 10여명만 내렸다. 이 중 공항철도로 환승한 승객은 5명에 불과했다.
앞서 오후 1시41분 검암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한 공항철도 2077호 열차. 39명의 승객이 각각 좌석에 앉아 있었다. 전체 좌석은 280여 개. 이 열차는 좌석의 80% 가량이 비어 있는 상태로 운행됐다. 승객 한모(27)씨는 "다른 교통수단보다 나은 게 없어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철도가 공항 이용객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공항 리무진 등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시간이나 편의성면에서 크게 좋은 점이 없다는 게 시민들의 지적이다.
이날 인천지하철과 공항철도를 이용, 원인재역(오후 1시16분 출발)에서 출발, 인천국제공항역(오후 2시11분 출발)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20분 가량. 원인재역과 가까운 연수구청에서 공항 리무진을 탔을 경우, 인천공항까진 1시간30분 정도 소요. 공항철도가 10분 정도 더 빨리 종착지에 도착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항철도는 승객이 인천공항역에서 내린 뒤 3개 에스컬레이터와 80~100m 길이 무빙워크를 지나야 3층 출국장에 도착할 수 있다. 10분 정도 더 걸린다. 2개 교통수단의 이동 시간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한 항공사 승무원(29·여)은 "비행기 탑승 전 공항에서 내려 순환버스를 타고 브리핑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데, 공항철도는 하차한 뒤 10여 분 더 걸어야 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계양역에서의 환승도 불편하긴 마찬가지. 환승을 위해선 2개 에스컬레이터를 지난 뒤 한참을 더 걸어야 한다. 환승할인없이 공항철도 승차권도 구입해야 한다.
일반 열차는 짐을 보관할 별도 공간이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직통 열차는 별도 공간이 있다. 그러나 요금이 7천900원. 일반 열차(김포공항 출발 경우 3천100원)보다 2배 넘게 비싸다.
리무진(송도신도시~인천공항·6천500원)이나 좌석버스(송도유원지~인천공항·4천100원)보다도 비싼 편. 게다가 직통 열차는 인천 구간인 계양역과 검암역에 정차하지 않아, 인천 시민은 직통 열차를 이용하기가 불가능한 셈이다.
공항철도(주) 관계자는 "개통한 지 열흘 밖에 지나지 않아 승객 이용률이 저조할 수 있다"며 "서울역과 이어지는 2단계 구간이 개통(2010년 예상)할 경우 보다 편리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철도 '손님이 없다'
연계교통수단 부족·배차간격등 이용 불편, 버스타는 것과 별차없어… 개점휴업 상태
입력 2007-04-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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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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