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1일부터 공무원과 300인이상 사업장까지 주5일 근무제가 적용되면서 본격적인 '5일 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현재 도내 공무원수는 3만7천여명이며 300인이상 사업장은 213개 16만5천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가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일근무에 따른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경인일보는 생활 패턴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각계의 반응과 문제점을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 주〉
(1) 술렁이는 공직사회
공직사회가 들떠 있다. 현재도 둘째, 넷째주 토요 휴무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매주 5일만 근무하게 된다는 사실에 '실감하지 못할 정도로 기대가 크다'는 분위기다. 늘 '솔선'만을 주문받아왔던 공무원들이 교사나 전체 사업장보다 앞서 '혜택(?)'을 누린다는 현실이 아직은 남의 얘기같다.
그러나 대다수 공무원들은 길어진 주말을 어떻게 보낼지 나름대로 구상하는데 여념이 없다.
주5일 근무를 환영하는 입장에는 이견이 없지만 굳이 분류하면 '여가파', '체념파', '우려파'로 나뉘어진다.
▲여가파=미혼의 공무원, 동아리 회원, 초·중 자녀를 둔 공무원들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C(6급)씨는 매주 가족들과 함께 국내 관광지나 산을 찾을 계획이다. 그동안의 가족여행이란 것이 '가뭄에 콩 나듯이'였고 기껏해야 여름휴가를 함께 즐기는 정도였지만 앞으로는 아예 매주 토·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할 생각이다. 그는 “늘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가져왔다”며 “내 개인적인 취미생활이나 독서 등 자기충전의 시간도 갖겠지만 가능하면 가족들과 인근의 관광지를 찾거나 산을 등반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체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시청의 한 공무원은 “그동안 동아리 회원들과 간간이 난(蘭)을 캐러 다녔는데 이제는 지리산이나 한라산 찾기도 가능해졌다”며 “취미생활을 중심으로 보다 다양한 여가와 레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근무일에는 보다 짜임새있게 업무를 마무리하고 토·일요일에는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간으로 철저하게 활용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체념파=격무부서나 민원분야에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자녀들이 고등학교 또는 대학에 다니는 공무원들의 상당수는 주5일근무에 그다지 기대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K(서기관)씨는 “현재 맡고 있는 일이 5일동안 해결될 업무량이 아니다”면서 “현재도 토요휴무일에 도청에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로 주5일 근무제가 실시돼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말했다.
큰 아들이 대학생, 작은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인 P(서기관)씨도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여행이나 취미생활을 할 시기는 지났고 특히 작은 아들의 대입공부때문에 지금도 눈치보기 바빠 주5일 근무제가 돼도 변화되는 부분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담담한 표정이다. 그는 다만 “개인적으로 마음의 여유는 넉넉해 지겠지만 현실적으로 토요일 오전근무를 하던 것을 오전부터 쉬는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우려파=격무·민원부서 근무자들중 일부는 '체념'을 떠나 '우려'의 반응을 보인다. 안양시청의 L(5급)씨는 “현재도 다른 부서직원에 비해 스트레스를 받는데 7월부터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낄 것 같다”며 “앞으로 누가 격무부서에서 일하려고 하겠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설사 격무부서가 아니더라도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성시의 S(6급)씨는 “시간이 지나봐야 되겠지만 제도시행 초기에는 과다한 업무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불만과 일부 공무원들의 '업무해이'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주5일제 들여다보기] 1. 술렁이는 공직사회
입력 2005-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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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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