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할인율을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제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효과를 지속할지 미지수다. 곳곳에 예기치 못한 폭탄(?)들이 감추어진 탓이다. 그 와중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자금청산문제가 새로운 위기촉발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주말 현재 원엔환율은 100엔당 844.57원으로 1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그동안 제로 퍼센트에 가까운 이자로 돈을 빌려 고수익-고위험 자산에 투자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자금이 미국발 신용경색으로 리스크가 증대하자 일본으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원엔환율은 더 오를 개연성이 크다. 벌써부터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이 줄어드는 등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도 주목할 대상이다. 외신들은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메시지를 흘리고 있다. 일본의 빠른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인상 시기도 임박했다. 미국과 일본간 금리격차 축소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최근 전세계 증시급락으로 헤지펀드도 적지않은 손실을 기록했는데 만일 이들이 환매요청에 시달릴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자금은 급속하게 청산될 수도 있다. 일본내 개인투자자들의 종래 엔화매도경향에도 일정 변화가 감지되는 것도 걱정이다.
엔화자금 대출자들은 벌써부터 대규모 환차손 우려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출자들을 더욱 난감하게 하는 것은 한국은행이 이달 10일부터 외화대출 용도를 국내 설비투자와 해외실수요 용도로 제한, 이미 운전자금으로 엔화를 빌렸던 기업들은 만기연장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중소기업들의 대다수가 엔화 약세에 기인한 환차익에 도취되어 환헤지를 하지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요국들이 엔화대출 규모를 꾸준히 줄여온데 반해 우리는 거꾸로 늘려왔던 것이다.
정부는 엔화대출 규모가 50억달러에 불과, 대수롭지않은 눈치다. 오히려 원화가치 상승을 수출호기로 판단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국내적으로 엔화대출 규모가 정확히 얼마인지 파악되지 않는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도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 분명한 터에 엔 캐리 자금만 전세계적으로 2천억 달러가 넘는다. 언제 엔 캐리 쓰나미가 덮칠지 가늠되지 않는다. 시간이 충분치 않다. 지금부터라도 엔화대출규모를 줄이는데 총력을 경주해야할 것이다.
엔 캐리 쓰나미경고에 유의해야
입력 2007-08-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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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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