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래에 와선 이 말이 또 부정한 뇌물을 대신하는 말로 쓰여지기도 한다. 주로 업자들이 정치인이나 공무원 등에게 뇌물로 바치는 돈을 떡값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그 유래를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한다. 즉 박정희 정권 때 정치인 이후락씨가 10·26사태 이후 부정부패자로 몰리자 "떡을 만지다 보니 떡 고물이 좀 묻은 것 뿐이다"고 변명한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여기서 떡은 정치자금과 이권을 뜻하고, 그 자신은 그것들을 다루다 보니 약간 손에 묻은 것(즉 뇌물)을 챙겼다는 의미라 한다. 사실 여부야 어떻든 떡값이란 말, 참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싶다.
얼마 전 삼성그룹의 비자금과 뇌물 폭로가 있은 뒤부터 떡값이란 말이 또 화두가 됐다. '떡값 검사' '떡값 리스트' 등등. 그런데 며칠 전 실제로 떡장사를 하는 어느 분이 포털 사이트에 호소의 글을 올렸다. "요즘은 떡장수라는 명함을 내놓기 난감할 때가 많다. 뇌물을 떡값이라고 하지 말아 달라"고. 그는 지난 달 올린 글에서도 "수천만원이 오고 가는데에 떡값이란 용어를 사용, 떡 파는 사람으로서 기분 나쁘다. 떡은 그렇게 비싼 음식이 아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한다. 악취 진동하는 부정비리가 애꿎은 떡장수까지 괴롭히는 것 같다. 하긴 부정한 뇌물마저 떡값으로 슬쩍 둔갑하는 이 사회가 어이없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