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휠체어 과학자'로 불리는 서울대 이상묵(46·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16일 인하대에 강사로 초빙됐다.
좀처럼 인천과의 인연을 찾을 수 없던 그가 특강에 나선 것은 홍승용 인하대 총장과의 20년을 쌓아온 특별한 인연 탓이다.
1988년 미국 보스턴에서 홍 총장은 포스트닥(Post-Doc·박사후 과정)을, 이 교수는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외국에서 그리운 고향의 향수를 서로 의지하며 달랜 것이다.
홍 총장은 이날 "사랑하고 아끼는 인하인들이 세상과 성공, 행복과 만날 수 있도록 특별한 손님을 모셨다"고 이 교수를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등장한 이 교수는 다친 계기와 치료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2006년 7월 제자들과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지역으로 야외 지질조사를 나갔다가 차량이 전복,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되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그러나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보조과학(Assistive technology)과 한글음성인식 등 첨단기술의 도움과 본인의 부단한 노력으로 6개월만에 다시 강단에 섰다.
이날 '과학의 즐거움과 과학자의 길'을 주제로 근대 과학의 발달과정, 국내 과학정책 등에 대한 열띤 강연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교수는 "낙마 사고로 불구의 몸이 됐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산 미국 영화배우 크리스토퍼리브의 정신을 본받길 바란다"며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