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 발효음식을 세계인의 입맛에 맞도록 각 나라별로 현지화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재능대학 호텔외식조리과 최덕주(36) 교수는 얼마 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1회 세계한식요리경연대회'에서 1학년 새내기 학생들을 이끌고 당당히 1등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때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던 그가 학생을 지도하는 교수로 변신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가 주방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3년, 20살 때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유도를 하며 운동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런 탓에 스포츠 전문가가 되기 위해 체육대학에 진학했으나 건강이 좋지 않았다. 출석보다 결석하는 날이 많았고 1년을 채 마치지도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그러면서 선택한 진로가 요리사였다.

우연한 기회에 서울 조선호텔에 취업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식당에 들어가 1년 만에 보조에서 중간 책임자로 승진했다. 외국인 셰프(chef:주방장)의 눈에 든 탓이었다. 동료들과 팀워크가 뛰어났고 꾸준한 영어공부로 회화를 익숙하게 했단다. 외국인 주방장이 각별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의 실력은 사내 요리대회는 물론 국가대표로도 활동할 정도로 안팎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던 중 1994년 이 호텔에 한식당이 문을 열었다. 그는 한식요리 전문가가 되겠다고 처음부터 다짐한 터라 한식부로 자리를 옮겼다. 원하는 업무를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늘 학업에 대한 아쉬움과 갈증이 남아 1996년 오산대 식품조리과에 입학했다. 2003년도엔 경기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1년 전엔 경남도립 남해대학에서 강의를 맡아 달라는 제안도 받았다. 그때 나이가 29세였다. 재능대학이 올해 3월 호텔외식조리과를 만들면서 최 교수는 인천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리고 한식분야의 세계 대회를 석권했다.

최 교수는 "국내 최고가 아닌 해외에서도 감탄할 만한 셰프를 발굴해 세계 각지에서 유학을 다녀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통한식의 조리 간소화로 외국인들도 우리 음식을 쉽게 만들고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