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포천/최원류기자] 허브를 이용한 관광은 물론 생산과 가공을 통해 4천여종의 허브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포천시 신북면 삼정리에 위치한 허브아일랜드. 창업형 귀농인 농촌관광 아이템으로 연간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곳이다.

허브아일랜드는 6만6천115.7㎡의 부지에 식물원, 꽃가게, 레스토랑, 카페, 빵가게, 향기가게, 공방, 아로마테라피 등 눈으로 보고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득하다. 직원만 70여명이다. 지난해 입장객이 1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수도권 2천500만명의 소비자를 끌어들인 대표적인 수도권 귀농 사례다. 특히 수도권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수도권 도심 한가운데 직영매장을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성공한 케이스이기도 하다.

"허브의 특징과 기능을 잘 활용하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허브는 초보자라도 쉽게 기를 수 있고 음식, 화장품, 약품으로까지 다양하게 사용된다는 점 때문에 눈에 띄었죠."

기업연수와 레저를 연결시킨 토털 레저회사 및 커피숍 체인점을 경영하다 지난 97년 귀농한 허브아일랜드 임옥(49·여) 대표는 "변치 않는 땅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귀농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허브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다양한 기능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임 대표는 허브가공, 꽃꽂이, 세공 등 관련 자격증을 37개나 취득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녀는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면서 7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매년 1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토록 하고 있다. 관련 비용을 모두 지원해준다.

처음에는 소규모 허브농장으로 출발했다. 관련 자격증을 수십개 가진 임 대표의 제작 솜씨가 입소문이 나면서 허브농장을 방문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었고 허브전시장, 허브체험실, 아로마치료실 등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다. 또 카페, 레스토랑 등 문화체험과 쇼핑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무료체험과 유료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결합시키면서 매년 한 동씩 건물을 증축했다. 자연스럽게 무리한 투자없이 허브산업을 주도하는 허브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철저히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4월말에 서리가 내리면서 애써 가꿔 논 허브가 모두 얼어죽었으며 IMF당시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쌀이 떨어지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 그녀의 수면시간은 4시간이다. 나머지 시간은 허브를 돌보고 가꾸는데 보낸다. 허브아일랜드는 구석구석까지 임 대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건축물을 직접 지었으며 곳곳에 장식된 수많은 공예품들 대부분은 직접 제작한 것들이다. "일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는 임 대표. 그녀는 "농사는 이론이 아니라 진짜 좋아해야 한다"며 "그냥 좋아하는 것과 진짜 좋아하는 것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짜 좋아한다는 의미는 식물이 무엇을 원하는지 느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자가 자리잡은 곳이 자신이 죽으면 묻힐 곳"이라는 임 대표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요즘에는 성수기때 인산인해를 이루는 관람객을 분산시키기 위한 사계절 프로그램을 개발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