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 '마늘오리'로 유명한 개울오리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윤화(42·여) 대표. '오리엄마'로 불리는 최 대표는 억대 매출을 올리는 여성 귀농인으로 유명하다.
최 대표가 지난해 오리를 키워 올린 매출은 15억원. 직원은 3명이지만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의 매출이다. 특히 그녀가 키운 오리를 손님들에게 직접 제공하는 자체 생산, 자체 소비시스템을 개발해 농장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간유통단계를 없애 수익률을 높인 것이다.
최 대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남들과 다른 발상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 대표는 "직접 오리들과 생활하며 배운 지식과 끊임없는 실험이 성공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경동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던 그녀는 지난 95년 사업이 어려워지던 차에 남편의 교통사고 악재까지 겹쳐 귀농을 결정했다. 당시 임대료가 가장 싼 땅을 찾아 포천에 터를 잡은 것. 현금 200만원과 트럭 한대가 전부였다. "허허벌판에 집을 지을 여유도 없어 컨테이너에서 생활했다"는 최 대표는 새끼오리 1천마리를 키우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오리는 사람 몸에 좋다고 하는데 당시엔 오리 사육농가가 많지 않았다"며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는 이미 오리를 많이 먹고 있었고 우리나라도 곧 많이 먹게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는 최 대표.
그녀는 '오리냄새'를 없애면 보양기능이 뛰어난 오리고기를 대중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귀농 후 2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마늘과 생약제를 주 사료로 한 '마늘오리'를 개발했다. 신지식 농업인(제94호) 및 한국 농업 CEO로 선정되기도 한 최 대표는 마늘오리와 관련, 특허 7개(상표등록 28개)를 비롯해 최근에는 대한민국 LOHAS 인증까지 획득했다.
그녀에게 시행착오와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류독감 등으로 수차례 파산했지만 '이제는 끝이다'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지난 98년 경기북부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졌을 때 전 재산이었던 오리 3만5천마리는 물론 영농일기와 연구자료들을 모두 잃어버렸지만 결국 다시 일어났다. 물에 떠내려간 오리들이 12일만에 모두 다시 돌아온 것. 일명 '오리들의 귀향'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다.
최 대표는 수십억원대 매출의 농업 부자가 된 노하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열정을 갖고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촌에서 산다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든,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든 지금까지의 도시생활을 버리고 낯선 농촌생활에 적응해야 한다"며 귀농후 농촌에서 살면서 터득한 귀농의 원칙을 알려줬다. '풀처럼 자신을 낮춰라', '지역주민의 호감을 사라', '검소하게 생활하고 개미처럼 부지런하라', '남들이 하는 작목을 따라하지 말라', '나만의 노하우를 가져라', '절대 포기하지 말라', '소비자에게 정직하라' 등이다. 그녀는 무엇보다 "귀농하려면 공부해야 된다"고 강조했다.